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을 제외하면 소비ㆍ투자 등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의 경우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 높은 가계 채무부담 및 조세성 지출 증가 등으로 내년 4.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올해 증가율 4.2%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와 함께 부동산 광풍 속에 눈덩이처럼 커진 가계 빚 때문에 채무부담이 커진 탓이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ㆍ국민연금 등 조세성 지출 증가 등도 민간소비의 회복세를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지적됐다. 내년 설비투자 증가도 올해 예상치 7.4%보다 낮은 6.0%로 전망됐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첨단업종에 대한 투자편중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내년 1.6% 증가가 예상되지만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회복세가 극히 미약한 수준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주택건설경기 부진으로 올해 성장률이 -0.7%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상품수출 증가율은 올해 12.9%에서 내년 10.8%로 다소 둔화되겠지만 두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상수지는 수출의 견실한 성장세에 힘입어 상품수지가 300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서비스ㆍ소득ㆍ이전수지는 해외여행지출 증가 등으로 적자가 280억달러 수준으로 커지면서 전체 흑자 규모가 20억달러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내년에 재급등할 경우 물가가 불안해지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의 경우 흑자 규모가 60억달러 내외로 당초 예상한 40억달러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내년 하반기 중 고용사정이 개선돼 올해 3.5%에서 소폭 상승한 3.6%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는 서비스요금의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안정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소폭 오른 2.6%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