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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인하 바람

`분양가는 아직 조정 중` 내지 `힘겨루기 진행중`. 10ㆍ29대책 이후 청약률 급락, 미계약 급증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서울 11차의 경우 3순위에서조차 무려 332가구 미달의 청약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더구나 아파트 값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12일 이후 8주 연속하락, 수요자들은 선뜻 청약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미계약이 속출하면서 분양가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청약자들 사이에 팽배 돼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번 동시분양 견본주택을 방문한 김 모(강동구ㆍ42세)씨는 “청약 보다는 최신 평면과 마감재 흐름을 보기위해 왔다”며 “3순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분양가가 더 떨어지기 전까지는 청약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자루, 이제 청약자 몫 = 2년 이상 주택업계가 쥐고 있던 분양가 칼 자루는 이미 청약자에게 넘어간 양상. 청약시장과 주택매매시장의 연쇄 위축으로 시장 주도권을 청약자와 수요자가 쥐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10ㆍ29대책의 2단계인 주택거래신고제, 주상복합규제 등이 2ㆍ3월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주택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여기에 주택가격 3~5% 하락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주택업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 청약자 중심의 시장 재편 조짐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났다. 주택매매시장은 이미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또 없어서 못 팔던 강남권 아파트의 미분양, 미계약 상황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1순위 마감됐던 택지개발 지구내 아파트의 3순위 미달 사태, 투자1순의 단지의 프리미엄 급락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공공분양 된 주택공사의 아파트 마저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청약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던 것이다. 2001년 이후 사라졌던 각종 고가 경품, 분양가 인하 등의 전략을 구사해도 청약자들은 발길을 돌리거나 기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12차, 향후 시험대 될 듯= 2004년 첫 동시분양인 12차는 올해 주택시장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 이미 주택업계는 10ㆍ29대책 이후 분양가 인하 전략을 통해 시장 위축을 타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인하 폭은 청약자를 이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시장이 청약자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주택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체감 분양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전체 평균 평당 12만원을 낮췄던 11차의 경우에도 무려 332가구가 3순위에서 미달됐다. 전체 분양물량의 21%에 달하는 양이다. 더구나 청약시장과 주택시장이 한 달 전에 비해 큰 호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12차의 분양가 인하 폭은 청약자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1차에 비해 300여 가구가 늘어난 12차마저도 20%가 넘는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택업계는 모든 분양전략을 다시 짤 수밖에 없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하나가 분양가 인하다. 때문에 12차의 경우 청약자들과 주택업계 간 분양가 인하를 놓고 벌이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하나 같은 인식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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