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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운동으로 경제에 빛을

오늘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과 만나게 된다. 우선 경제가 나빠져 먹고 살기가 힘들고 정치는 말도 붙이기 싫을 정도로 썩어서 절망과 분노를 주고 있다. 바로 내 주변과 이웃에서는 취직을 엄두도 못 내고, 조기 퇴직을 하고 카드빚에 짓눌려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도 있다. 지금 이런 우리에게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가 되기를 바라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이러한 물음에 나라를 잃고 만주로 쫓겨나 하루하루 생명에 위협을 느끼며 일본과 전쟁을 치르던 상해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은 일반적인 예상과는 약간 다른 대답으 내놓았다. 그가 원한 독립된 조국은 드높은 문화를 가진 나라였다. 그는 열강이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던 당시의 불행이 불질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님을 간파해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며, 이러한 정신을 기르는 것은 오직 문화`라고 확신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각 분야의 어려움이 극에 달해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모든것을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우리의 절망과 분열과 불신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상태에서 다시 김구 선생의 말을 되새겨보면 깜짝 놀랄 만한 해답을 만나게 된다. 김구 선생은 당시 세계인의 문제를 들어 “물질력으로 보자면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지금 단언코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물질력이면 4,500만이 편안히 살아갈 수 있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문화의 여러 분야 중 음악을 가지고 말한다면 이는 이미 수많은 교육학자와철학자는 물론이고 심지어 동물과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까지 실험의 결과를 들어 이 사실을 개량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사실로서 검증했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사람도 아닌 젖소에 관현학 등 클래식을 계속 들려줬더니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젖도 많이 짤 수 있었으며 출산율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요란한 음악이나 소음굉음 등은 스트레스를 줘 질병에 걸리게 하고 폐사까지 유발해 실제로 법정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는 예가 심심찮게 알려지고 있다. 식물과 동물이 이런데 고도의 지능과 감성을 지닌 사람의 경우에다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주변의 소리들은 너무 척박하다. 우리의 자녀들이 어리고 젊을 때 록이나 팝을 즐겨 듣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정서에 그렇게 좋고 필수적이라는 관현학이 전혀 또는 거의 들을 기회가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교육선진국들은 유치원의 어린이에게 글자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고 오직 음악과 미술만 가르치게 하는데 우리는 어릴 때부터 영어와 수학에 짓눌리게 하고 이제는 아예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조차 음악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50년 카네기홀에 한국인 최초로 공연을 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고 57회의 대형 오페라 정기공연을 이끌었으며, 68년 사단법인 김자경오페라단으로 성장시킨 지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고등학교를 방문, 공연하는 등 찾아가는 음악회를 벌여오신 고 김자경 선생님의 선각자적인 혜안에 다시금 놀라울 뿐이다. 고 김 선생님의 발걺음을 뒤쫓아 최근 김자경오페라단이 벌이고 있는 `길거리 음악회` `클래식 스퀘어`등 산소 같은 음악운동 또한 깊이 있는 곳에서 문화를 받들고 번창하게 하려는 정신과 닿아 있다. 올 한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이나 지위나 권력 때문에 아비규환을 만들기보다는 드높은 문화가 주는 행복을 누리기를 기대한다. 이런 의미에서 갑신년에는 산소 같은 음악운동을 펼쳐 경제를 회생시켜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서양 伊 피니치국립음악원 한국설립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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