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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민영화 방안 특별학술회의'
입력1999-05-07 00:00:00
수정
1999.05.07 00:00:00
한국정치학회가 주관하고 서울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세계화와 민영화방안 특별학술회의」가 7일 오후 한국일보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자들은 초국적기업들의 이윤극대화를 위한 국제정치·경제질서의 재편이 바로 「세계화」라고 규정한 뒤, 세계화가 복지·평등·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다며 이를 뛰어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또 이들은 정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의 정책방향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면서 차제에 방향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이를 새로운 대기업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화시대에 있어서 초국적기업의 해외투자와 시장진출(안승국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세계화의 실질적 의미는 범세계적인 상호의존을 기반으로 공동의 이익을 증대시킬수 있는 공공재의 생산이라기 보다 선진 초국적기업의 이윤극대화를 보장하는 국제정치경제질서의 재편이다. 초국적 기업들은 독점적인 초과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범세계적인 해외투자와 시장진출을 확대하고 있고, 특히 통신이나 담배와 같은 고수익부문에 대한 인수 합병의 압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과 같은 신흥공업국들은 초국가기업의 무분별한 적대적 인수 합병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활용할수 있는 전략으로는 첫째 정관개정을 통해 인수절차를 어렵게 하거나, 둘째 기관투자자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거나, 세째 경영진이나 종업원을 대상으로 한 스톡옵션제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다.
또다른 대처방안은 적절한 투자대상지역을 선정, 초국적기업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나 한국과 같은 신흥공업국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는게 사실이다. 이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전자·기계·자동차 등 고부가가치형 산업부문에서 제품차별화·부품국산화·생산공정의 개발과 같은 산업내 분업을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생명공학·신소재·우주항공 같은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연구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와 국민경제(김대환 인하대학교 교수)= 세계화가 내걸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명목적으로 자유의 부활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자유는 「시장경쟁의 자유」로 제한된다. 세계화가 반드시 포지티브섬 게임이 아니라는 것은 최근 투기적 국제금융자본에 의한 경제위기의 발발 내지는 심화를 통해 증명된 바가 있다.
이렇게 볼때 세계화는 인류가 공동으로 넘어야 할 대상이다. 현실적으로 세계화를 넘어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세계화가 아무런 도전을 받지 않고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투기적 국제자본에 대한 규제논의와 「제 3의 길」은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으나 이 양자는 결국 세계화를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세계화에의 적응도 불필요한 것은 아니나 소로스에게 달러를 구걸하기보다 무산된 「아시아통화기금」창설같은 세계화를 넘어서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 이같은 국가 차원의 연대와 더불어 세계화의 피해계층인 노동자들의 구제연대도 매우 중요하다.
이 양차원의 국제연대가 결합,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화가 훼손하고 있는 복지·평등·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는데 인류가 인식을 같이해야 할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전개와 영향(이성복 건국대학교 교수)= 공기업은 시장이 담당하기 어려운 부문을 맡음으로써 시장실패 외에도 급격한 경기변동에 대응하는 기능도 있다. 시장실패가 분명하고 공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기업에 대해 민영화가 필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기가 불안정한 시점에 대규모 민영화가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시기의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주요재벌과 대기업에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한편으로 공기업의 인수에 참여시키는 것은 또다른 정치·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효율성 제고와 매각수입 극대화라는 민영화의 두 가지 목표는 각각 상이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이 두 가지 목표사이에 우선 순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민영화 프로그램을 결정하는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주인있는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도 지배대주주의 경영권을 인정하는 것은 한국중공업 밖에 없다. 나머지는 정부가 민영화이후 어떠한 소유 지배구조를 지향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정부는 경영효율화, 매각가치 극대화라는 소극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경제개혁, 특히 재벌개혁 차원에서 새로운 한국형 대기업 모델의 정립까지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민영화 목표를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비교분석(김근세 가톨릭대학교 교수)= 민영화의 동기면에서 볼 때, 모두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가 기조정책이념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민영화는 각 나라마다 다른 목적을 위한 정당화에 활용되었다.
칠레는 민영화를 정치이념의 목적으로 활용하였고, 멕시코는 외채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채택됐다.
여러 민영화 사례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과 정책대안을 도출할수 있다. 첫째 칠레와 멕시코의 경우처럼, 국제대출기관에의 재정의존도가 높을수록 급진적인 민영화가 집행될 것이다. 둘째 민영화의 정치적 동기가 강할수록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방법이 선호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 특히 주식시장의 발달이 전제돼야 한다. 세째 민영화의 주요동기가 외부 압력 때문일 때 외국자본의 주식소유 비율이 높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 계획안중 IMF위기에 따른 세입증대를 목적으로 급박하게 요구됐던 안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담배인삼공사와 같은 경우가 더욱 그러하다. 다양한 매각방식을 통해 지배구조를 다양화함으로써 독점의 폐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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