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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수준 보전"에 "근무강도 높이겠다" 화답… 노사 윈윈


노동강도 상향으로 근무시간 축소에도 임금ㆍ생산량은 유지키로

30일 현대자동차의 주간연속2교대 시행 합의는 소모적인 장시간 근로와 심야 근로에 종지부를 찍게 된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노조 측은 근무강도 강화를, 사측은 급여수준 보전을 약속해 생산량과 임금 모두를 훼손하지 않고 45년간 이어져온 장시간ㆍ심야 근로를 끝냄으로써 노사 모두가 윈윈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현대차의 주야2교대 근무방식은 1조가 식사시간을 포함해 오전8시부터 오후6시50분까지, 2조가 오후9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8시까지 일하는 ‘10+10’ 형태다. 1ㆍ2조 모두 하루 8시간의 정규 노동 외에 상시적으로 2시간씩 잔업을 하며 2조는 늘 밤을 새 일을 하는 구조다.

이 같은 장시간 근로와 심야 근로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하고 사측에는 초과근무 수당, 심야할증 수당 등 비용 부담을 초래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년 3월 주간연속2교대가 시행되면 1조가 8시간(오전6시40~오후3시20분), 2조가 9시간(오후3시20~다음날 오전1시10분, 잔업 1시간 포함)만 일하게 되고 밤새워 일하는 관행은 사라지게 된다.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거의 10년(2003년 근무형태변경팀 구성)이 걸린 이유는 임금과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근무시간을 줄이는 난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급여가 줄 것을 걱정했고 사측은 생산량이 줄 것을 염려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서 사측은 기존 시급으로 계산되던 임금과 초과근무 수당, 심야할증 수당 등을 모두 묶어 통상임금으로 간주한 월급제를 도입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기로 했고 노측은 근무강도를 높여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근무시간을 단축하면 연간 18만5,000대 생산 감소가 예상되는데 시간당생산대수(UPH)를 기존 402에서 432로 높여 10만7,000대를 추가 생산하고 교육ㆍ조회 등 비가동 시간을 전환해 7만7,000대를 더 만들어 만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일할 때는 좀 더 바쁘게 일하는 대신 임금을 유지하면서 쉬는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차의 근무형태 변경은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 더 나아가 부품 협력사의 근무형태에도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차 협력사들은 부품 즉시조달 시스템에 따라 완성차 업체와 동일한 시간에 근무하는 게 보통이어서 이들 업체의 근로자들 또한 밤샘, 장시간 근로 관행에서 벗어나게 됐다.

남은 문제는 과연 이번 합의안이 다음달 3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게 되느냐에 달렸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통과는 될 것으로 보이지만 찬성률이 높지 않을 경우 향후 사업장 및 공장별로 이뤄질 노동강도 상향 세부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현장 노동조직들이 세부협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내년 3월 전 공장 주간연속2교대 시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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