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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매각 차익 절반이 세금(구조조정 겉돈다)

◎양도세 20%·법인세 33%… 협상 제자리/기업분할·유상증자 등도 규제사슬 첩첩지난 4월부터 생존을 건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진로그룹은 현재 14건 5천억원 규모의 부동산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부채상환과 자구노력을 위해서는 보유부동산을 한시라도 빨리 팔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개정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연말까지는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며 계약서에 사인은 하지 않고 있다. 「배짱」이 아니다. 현재의 세법으로 볼 때 불가피한 「선택」이다. 양도차익에 따른 20%의 특별부가세와 32·8%의 법인세를 내야 한기 때문이다. 진로 관계자는 『올해 매각대상 부동산을 팔면 특별부가세로만 3백억∼4백억원을 내야 한다』며 『수억원이 아쉬운 상황에서 어떻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최근 자구노력을 위해 부동산을 매각한 기업들은 세금부담으로 울상이다. 쌍룡자동차는 최근 땅을 팔아 1백60억원의 차익을 보았지만 각종 세금으로 85억원을 내야 했다. 매각차액의 절반을 세금으로 낸 셈이다. 삼미특수강도 창원공장을 팔았지만 3백1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판이다. 정부는 국회에 업무용 부동산 매각시 특별부가세를 면제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세감면규제법 개정안을 제출해놓고 있다. 그래서 일단 기다려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대선싸움에 정신이 팔려 이 법안의 회기내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재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은 「위기의 기업」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금줄이지만 이같은 문제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요인은 세금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금융, 인력부문, 신규진입·퇴출·확장과 관련한 각종 법률과 제도 미비, 뒷북치는 정책 등이 자구노력과 재무구조 개선, 인력조정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으로 기업을 짓누르고 있다.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가장 큰 애로요인은 금융세제상의 문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자산매각, 합병, 분할 등에 대한 세부담이 지나치게 높아 재무구조 개선이나 기업형태를 변화시키는게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법에서는 매각시 양도회사는 매각차익의 52.8%, 양수자는 인수가액의 5.8%(수도권지역은 29%)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경영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기업의 분할도 상법에 규정되지 않아 여러기업에서 추진하다 손을 들었다. 유상증자 요건도 엄격해서 우량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기업들이 증시에서 자금조달을 못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하려면 3년간 주당 평균 4백원 이상의 배당금을 줘야 하고 10대그룹의 경우 연간한도에 묶여 있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부실기업일수록 증시를 통해 자금을 끌어다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해야 하지만 우량기업에만 증자기회를 줘 부실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이것이 부실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조정도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노력의 필수요인으로 등장했다. 조남홍 경총부회장은 『지난해말 통과된 개정노동법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고용조정을 할 수 있고, 발효시기도 오는 99년 3월까지 유보시켜 인력조정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병두 전 경련부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이 생사를 걸고 추진하는 자구노력을 가로막는 관련법 개정안을 신속 처리하고 발효시기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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