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외환SK클럽카드(미정)'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카드는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하나SK카드의 대표 신상품인 '클럽SK카드'의 외환은행 버전이다. 클럽SK카드와 동일 상품을 이름만 바꿔 외환은행에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점포를 하나SK카드의 판매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TF팀을 꾸리기까지 했지만 최근 카드 '판매채널 공유'에서 '카드 상품 공유'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외환카드는 하나SK카드의 2대 주주인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외환SK클럽카드를, 하나SK카드에서는 외환카드의 대표상품인 '외환2X카드'를 '하나2X카드'로 각각 출시하겠다는 방안이다.
하나SK카드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카드 상품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최상의 시너지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상품 교차출시"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금융의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
우선 외환은행 창구를 하나SK카드의 판매 채널로 활용해도 외환은행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반영돼 있다.
실제 5월부터 외환은행에서 계열사인 하나HSBC생명의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7월 말까지 취급 실적은 75건, 초회납입 보험료는 3,790만원에 불과했다. 외환은행 창구 직원들이 하나HSBC생명 상품 취급을 꺼리면서 가져온 결과다.
금융 당국이 "카드 상품을 은행 간 교차 판매한 사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하나금융 및 외환은행 간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첫걸음과 마찬가지"라며 "카드 부문에서 교차 상품 출시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가며 통합 시너지의 잠재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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