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유상증자가 올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까지 상장사들의 유상증자결정은 2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5)보다 24% 감소했다. 시장 별로는 유가증권이 64건, 코스닥이 222건이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난해 87건에서 올해 64건으로 26% 줄어들었다. 월별로는 3월과 4월이 각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 7월에는 8건, 8월에는 6건, 9월에는 4건을 기록해 하반기 이후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이달 들어 1,800선을 뛰어넘는 등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음에도 상장사들의 유상증자가 저조한 것은 유상증자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영업이익 증가로 내부 유보금이 늘어났고 저금리 기조로 은행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승택 하나대투증권 ECM실 차장은 “경기회복으로 기업실적이 증가하면서 회사의 현금성자산이 많아지게 돼 유상증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금리 상황이 이어져 유상증자 대신 은행대출을 택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까지 유가증권상장사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8.91% 증가한 71조원에 달하는 등 여윳돈이 풍부해진 상황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의 잠재성장률이 낮아져 자본을 투자해도 그 비용 이상의 성과를 내기 힘들어 졌다”며 “신사업 진출에 소극적이다보니 자금조달을 위한 유상증자 수요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에는 지수가 500선을 넘지 못하고 오랜 기간 침체돼있는 점이 유상증자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계속 부진해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이 다시 살아나면 신사업 추진을 위한 유상증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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