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겨울 방학을 맞아 편성한 중2ㆍ3학년 예비 과정이 작년 방송을 재탕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EBS는 성적 우수자들을 위한 중학교 마스터 수학과 영어 프로그램도 작년 것을 똑같이 내보낸 바 있어 공교육을 보완하고 사교육을 대체하겠다는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BS는 지난 달 25일부터 EBS2를 통해 중2 예비과정 국어, 영어, 수학을 오후1시부터 차례대로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은 말 그대로 ‘재방송’이다. 선생님 교체나, 강의 내용 수정 없이 2005년에 방송됐던 프로그램을 다시 방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3 예비과정도 마찬가지다. 중3 예비과정의 경우 영어, 수학 과목이 작년에 방송됐던 내용이 재방송되고 있다. 학생들은 어의 없다는 반응이다. 아이디 kkj260이라는 네티즌은 EBS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이 바보냐. 왜 같은 강의를 또 내보내느냐”며 “학생들은 매년 새로운 강의를 받을 권리도 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재탕 방송은 고급 과정인 마스터 프로그램에도 적용된다.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방송됐던 ‘중1 마스터 수학7나’는 2005년 방송과 동일하다. 같은 식으로 중1ㆍ2의 마스터 영어, 수학 과목, 중3은 마스터 수학 과목이 작년 방송과 같았다. 전문가들은 교재는 다시 쓸 수 있어도 강의 내용은 달라져야 한다는 반응이다. 시시각각 새로운 이슈가 나오고 시험 경향이 변하는 만큼 강의 내용도 바뀌어야 수준 높은 강의가 가능하다는 것. 서울 시내 T중학교의 J교사는 “같은 내용의 방송 가지고는 강의의 질을 담보할 수 없고 학원 등 사교육을 대체하기는 더욱 힘들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EBS가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EBS 관계자는 “이들 과목은 작년 교재를 그대로 쓰는 경우라 강의를 새로 녹화하지 않았다”며 “새로 강의를 녹화할 경우 비용과 절차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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