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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방경제시대/부산] "쾌적한 여행환경 조성 계절별 이벤트도 개발"

[인터뷰-고광철 부산시관광협회장]

"부산관광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여행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광철 부산시관광협회장은 원론적이지만 외지인이 부산에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먹고 자고 돌아다니고 떠날 때까지 아무런 불편없이 지낼 수 있도록 여행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관광 활성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부산의 관문인 김해국제공항과 국제여객선터미널, 부산역 등의 규모와 시설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시내로 이동하는 교통망 정비와 함께 부산시 전체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기초적인 인프라만 잘 갖춰진다면 다른 유명 관광도시에 비해 자연자원이나 역사문화유산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400만명이 모여 사는 '다양한 삶'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밀려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인구의 역동적이고 다양한 삶 자체가 관광자원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시민들의 다양한 삶을 상품화하고 포장해 재미있고 유익한 볼거리를 제공하면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고 회장은 "이런 관점에서 아시아권에서 화제가 될만한 축제를 계절별로 1개씩 4개만 만들어도 국내외의 시선을 끌 수 있다"며 "이달초에 열린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영화제에는 국내외 5,000명 이상의 영화인이 다녀갔고, 일본인 단체관광객만도 수백명이 찾아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자갈치축제 등 기존의 축제를 국내용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축제로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는 별도로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 시청, 연산동에 이르는 2㎞ 이상의 대로변을 정비해 '부산퍼레이드' 같은 대형축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특정한 날을 축제일로 정한 뒤 모든 시민이 참여해 부산의 특징적인 산업이나 전통문화를 부각시킨다면 훌륭한 볼거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와 지역 관광전문가, 국내외 관광 기획가들을 초빙해 범시민축제위원회 같은 기구를 구성, 머리를 맞대면 부산만이 가질 수 있는 대형이벤트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산권 관광지도를 바꿀 동부산관광단지 개발에 대해 100년 이상 내다보는 자세로 임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세계 각지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유명 레저타운들도 오랜 토론과 치밀한 설계 아래 탄생됐다"며 "세계적인 레저업체들을 방문하거나 전문 기획가들을 불러모아 토론을 벌이고 동부산관광단지의 지형적 특징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시 관광정책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현재 각 구별로 진행되는 유사한 축제나 행사를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관광분야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을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시에 당부했다. 고 회장은 "아무리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도 외지인을 진심어린 태도로 대하지 않는다면 두 번 다시 찾아 오지 않는다"며 "부산시민들이 세련된 국제적 감각을 가지면서 따뜻한 인정미를 그대로 살려나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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