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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풍향계] 리스크 관리 벗고 랠리 여부 관심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주 9일 하루 동안에 금리는 0.1%포인트나 급락하며 주말 기준으로 4.8%대 중반을 기록했다. 연초 5.1%대 중반에서 움직였던 지표금리가 1월을 거치면서 4.9%대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난 주처럼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올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금리가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한 데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9일 개최된 금통위는 콜금리를 기존의 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정책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가 오히려 큰 폭 하락한 것은 다소 아이러니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처럼 정책금리와 시중금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금통위가 열렸는데, 이때도 지표금리는 하락했다. 당시 하루 동안 지표금리가 0.18%포인트나 떨어져 하락 폭은 오히려 이번보다 더 컸다. 정책금리가 인상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월 금통위 당일에도 지표금리는 0.07%포인트 하락했다. 물론 금통위가 개최된 날에 항상 지표금리가 하락했던 것은 아니다. 콜금리가 처음 인상되었던 지난해 10월에는 금통위 개최일에 지표금리가 0.07%포인트 상승했으며 바로 직전이었던 9월에는 무려 0.22%포인트나 급등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표금리 움직임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 차이는 통화정책에 대한 채권시장의 기대와 해석 때문일 것이다. 즉, 2005년 중반 이후 정책금리 조정은 비교적 일관적이었다. 계속 동결되었던 지표금리는 10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됐다. 하지만 콜금리 조정여부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각기 다른 방향과 강도로 조정되며 시중금리는 각 시점마다 다르게 반응한 것이다. 콜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9월 채권시장은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으며 단기간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콜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통화당국은 조만간 정책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시장은 자신들의 기대와 전망을 급격히 조정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정책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반면 실제로 콜금리가 인상된 지난해 12월과 이번 달에는 시중금리가 정책금리 인상을 상당히 선반영해 왔고, 통화당국의 결정이나 향후 정책방향이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이 확인됨에 따라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초 이후 두 차례의 금통위를 거치면서 지표금리는 0.3%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이제 채권시장이 리스크 관리에서 벗어나 랠리를 재개할 수 있을지를 점검해 볼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경기가 회복추세에 있고 여전히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겠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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