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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디지털 혁명, 소수만 혜택 우려”

성장동력, 기술혁신에서 찾아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디지털 혁명이 소수에게 부를 집중시킬 뿐 새로운 일자리는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화제로 꺼내면서 “1·2차 산업혁명이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을 이롭게 했지만 디지털 혁명도 그런 결과를 가져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차 산업혁명 때는 동력 방직기 때문에, 2차 때는 자동차·전기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직업을 잃었지만, 그 반대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경제적 기회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드론, 유비쿼터스 시스템 등 3차 혁명의 결과물이 소수의 기술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고 나머지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30년 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없어진 일자리가 엄청나게 많다”면서 “앞으로 10∼20년 안에 40% 이상의 직업이 사라진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디지털혁명이 앞으로 엄청난 판도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컨대 거리 개념이 없어져 의사가 환자를 원격진료하고 교사도 학생을 대면하지 않고 강의를 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한편 이 총재는 앞으로의 성장동력은 기술혁신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과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가 19명이나 됐다”며 “그 중에는 지방대를 졸업하고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연구한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결국 앞으로의 성장동력은 기술혁신, 생산성 향상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점점 하락하는 가운데 과학기술 분야가 더 약진해야 한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경제동향간담회에는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김소영 서울대 교수, 김진일 고려대 교수, 서영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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