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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칠레 FTA비준] 日ㆍ싱가포르와 협상도 순항 예고

한ㆍ칠레 FTA 국회 비준을 계기로 일본, 싱가포르 등과의 FTA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ㆍ칠레 FTA 비준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후속 FTA 협상은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돼 온 것이 사실이다. FTA를 체결하고서도 국회비준을 얻지 못하자 국제적인 신뢰도 떨어져 추가적인 협상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정부는 한ㆍ칠레 FTA 발효를 전환점으로 삼아 후속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올해말까지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데 이어 2005년에는 일본과의 FTA협상을 종결할 방침이다. 정부는 더 나아가 FTA 체결대상을 동남아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조만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미국 등과의 FTA를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우리와 이들 국가와의 교역비중은 칠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따라서 이들 국가와 FTA를 체결할 경우 우리 경제가 누릴 수 있는 실익이나 파장도 한ㆍ칠레 FT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통상전문가들은 한ㆍ중ㆍ일 동북아 3국간의 교역이 계속 확대됨에 따라 일본은 물론 중국과도 FTA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FTA 체결대상을 확대하려면 농업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에 대한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농업뿐 아니라 법률 등 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비해 중장기 계획을 통해 체질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싱가포르와의 FTA 협상에 박차=정부는 지난해 12월 일본과의 FTA 협상을 시작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싱가포르와 FTA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 한ㆍ일 FTA는 2005년, 한ㆍ싱가포르 FTA는 올해 안에 매듭을 짓는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한ㆍ싱가포르 FTA의 경우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다고 해서 교역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싱가포르가 동남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싱가포르로부터의 수입금액 가운데 70% 가량은 반도체와 컴퓨터로 이들 품목은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이미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면서 “한ㆍ싱가포르 FTA로 동남아 국가들과의 후속 FTA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ㆍ일 FTA의 경우 인구 1억7,000만명의 거대한 공동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에 엄청난 경제적 의미를 갖는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지리적으로 인접한 나라들간의 FTA가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한ㆍ일 FTA는 동북아에서도 본격적인 지역주의가 태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악재, 장기적으로는 호재=한ㆍ일 FTA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무역역조를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고기, 화훼류 등 농수산물 분야에서는 한국이 비교 우위를 갖고 있지만 공산품 분야에서는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뜩이나 부품 및 소재 분야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FTA가 체결되면 국내 부품ㆍ소재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별 구조조정을 통해 양국이 서로 우위를 갖는 산업별 특화구조가 정착되면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ㆍ일 FTA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는 연간 19억~43억달러의 무역적자가 추가로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최고 98억달러까지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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