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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업체株 '거품' 논란
입력2000-10-06 00:00:00
수정
2000.10.06 00:00:00
통신장비업체株 '거품' 논란
주가급락 경고…일부 지속성장 '반박'
주가폭락의 검은 구름이 사업전망이 가장 유망하다고 평가받아온 통신장비업체들까지 덮칠 것인가.
시스코시스템스, 노텔, 코닝 등 통신장비 및 부품업체들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월가가 이들 기업의 향후전망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샌포드 C. 번스타인사의 애널리스트 폴 사가와는 최근 15대 미국 통신장비업체들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이들의 주고객인 대형 통신서비스업체들이 내년 이후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 95년 이래 해마다 30% 이상씩 시설투자를 늘려온 AT&T, 월드컴, 도이체텔레콤 등 통신기업들이 주가하락과 회사채 발행금리 상승으로 내년부터는 투자를 감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미 통신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규모는 매출의 3분의 1 수준인 1,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95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액수로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통신기업들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올 상반기에 조달한 금액만 20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조달한 금액인 110억달러를 반년만에 2배 가까이 웃돈 셈이다.
그러나 통신기업들의 주가는 경쟁가열과 설비투자부담 등으로 지난해 가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AT&T의 경우 주가가 이미 지난 97년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텔리전트사는 올들어서만 80%의 주가폭락을 경험하고 있다.
사가와는 통신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투자를 줄이게 돼 대부분 주가수익률이 70~90배인 통신부품업체들의 주가거품이 급격히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대다수 투자자들이 경기순환적 요소를 간과한 채 통신장비업체들의 매출 및 순익이 항상 급증하리라는 기대에 사로잡혀 있다』며 『이들의 실적이 조금이라도 둔화되면 수년간의 장기전망만을 낙관해온 투자자들의 투매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대한 반론도 상당하다. 통신사들의 설비투자 증가세가 감소하겠지만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늘어날 것이며 초고속 인터넷망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관련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터 마이클 칭은 통신서비스업체들이 광케이블 구축작업을 마치고 장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2001년에도 미국 및 전세계 통신장비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70억달러대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데이비드 산토스 역시 통신사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금액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정기자
입력시간 2000/10/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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