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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 승압사업 32년만에 완료

가정용 전력전압 100V서 220V로<br>송배전손실률 11.4%서 4.5%로 줄여<br>美·日뛰어넘는 세계 최고수준 자랑<br>年1,700억 에너지비용 절감 효과도




가정용 전력 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높이는 배전 승압사업이 32년 만에 완료됐다. 1조4,000억원의 투자비와 연인원 757만명이 동원된 대역사가 마무리 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전력망을 보유하게 됐다. 매년 1,700억원의 에너지비용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지난 73년 닻을 올린 220V 승압 사업이 32년 만에 완전 종료됐다고 3일 선언했다. 한전은 4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김용갑 국회 산업자원위원장 및 사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승압사업 왜 했나 = 자원빈국이면서도 송ㆍ배전망을 통한 전력손실이 높아지면서 정부와 한전은 지난 63년 배전방식 개선위원회를 발족한 뒤 70년 승압계획을 확정했다. 배전 전력의 전압이 기존의 110V에서 220V로 높아지면 전력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전은 승압사업 완료에 따라 제주도 연간 전력사용량의 1.5배인 40억kWh의 전력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따라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다. 한전은 220V 승압을 통해 설비 증설 없이 2배 정도의 전기사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영만 한전 영업본부장은 “배전 승압완료로 송배전 손실률이 지난 73년 11.4%에서 올 해는 세계 최고수준인 4.5%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32년의 대역사 = 73년 강원도 삼척을 시작으로 사업이 시작됐지만 배전승압 사업은 곳곳이 지뢰밭이었다. 그럴 것이 7개의 전력공급방식을 단 하나로 단일화하기 위해 도심 곳곳의 배전 선로를 다시 짜야 했기 때문이다. 한전 배전처의 한 관계자는 “사는 사람조차 잘 모르지만 골목의 전기선 한 개를 줄이는 데 수백명의 인력이 길게는 수년씩 땀을 쏟았다”고 말했다. 실제 승압사업에는 연평균 24만명의 인력이 동원돼 32년 동안 현재가치로 따질 경우 3조4,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를 통해 승압을 거부한 극히 일부세대를 제외하고 전국 1,753만호의 승압이 완료됐다. 일본은 가정용 대용량 전기제품의 사용증가와 타 에너지 대비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지난 83년 배전전압 승압을 시도했지만 과도한 승압보상비 등의 문제로 사업추진이 무기한 보류된 상태다. 또 유럽의 선진국인 독일과 스웨덴은 배전승압에 각각 41년과 40년이 걸렸다. ◇전력 선진국 우뚝 = 배전 승압 완료로 우리나라의 송배전 손실률은 4.5%로 떨어졌다. 미국(7.0%), 영국(8.7%), 프랑스(6.8%) 등 서구 선진국 보다 훨씬 낮으며 전력강국인 일본(5.4%)도 앞서고 있다.규정전압의 유지율도 100%에 가까워 1호당 정전시간도 18.9분에 불과해졌다. 영국은 110분, 프랑스도 정전시간이 50분에 달한다. 일본이 18분으로 약간 앞서 있다. 한전은 배전승압 완료로 손실이 절감된 만큼 제조원가 감소로 전기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어 매년 국가전체적으로 1,700억원의 에너지 사용 절약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은호 한전 홍보팀장은 “전력 공급방식의 단순화로 전기선이 많이 줄어 도심미관의 개선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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