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고의 경제관료'로 꼽은 박봉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통화위원으로 컴백했다. 신병 치료차 스스로 물러난 뒤 1년10개월 만이다. 박 전 실장은 노 대통령이 과거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기획예산처 관료로서 강한 인상을 주면서 김진표 현 교육부총리와 함께 '최고의 경제관료'로 각인된 인물이다. 참여정부 초대 기획처 장관으로 발탁된 뒤 지난 2004년 초 이정우 실장에 이어 제2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잇달아 중용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그 해 5월 종합검진에서 건강이상 징후가 발견돼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줄곧 국무총리ㆍ경제부총리ㆍ대통령비서실장 등 주요 자리에 대한 인사가 있을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노 대통령도 인사 때마다 박 전 실장의 건강 회복을 물었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건강만 좋았다면 이헌재 부총리의 바통을 이어 받았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다만 30여년 공직기간의 대부분을 금융보다는 예산업무를 주로 맡아와 통화신용정책에 대해 얼마나 잘 적응해나갈지 미지수다. 이에 대해 박 신임 금통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융실무는 안해봤지만 사무관과 과장 시절 물가정책을 주로 담당했다"며 "물가나 재정 모두 거시정책의 일환으로 넓은 의미의 통화정책 아니겠느냐"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다른 금통위원들의 금융경험과 어우러질 경우 상호보완이 될 것이며 정부와 한은간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전 실장의 인선과정에서 생긴 각 기관장 추천권 행사제도는 논란거리로 남게 됐다. 당초 대한상공회의소는 학자 출신 후보들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정부와의 창구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재추천받는 해프닝을 겪었다. 때문에 한은 노조는 통화정책의 중립성 보장을 위한 추천권 행사가 무용지물이 된 것 아니냐며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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