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산배당을 하지 못해 올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주어지는 우선주가 4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우선주는 최근 몇 년째 무배당을 이어오는 가운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높아 주주들의 손해가 우려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3월1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2013년 말 기준 우선주 1만주 이상을 소유한 주주 전체에 의결권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우선주는 통상 의결권이 제한되는 대신 배당을 더 많이 준다. 그러나 일부 우선주들은 실적 부진 속에 배당 가능 이익이 나오지 않아 몇 년째 무배당으로 일관하는 '팥소 없는 찐빵'이 돼버렸다.
코리아써키트 우선주 역시 올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주어질 예정이다.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우선주에 대한 배당을 결정하지 못했고 주총 직후 정기보고서인 1·4분기 보고서를 통해 "다음 총회부터 우선주에 대한 배당 결의가 있는 총회 종료 시점까지 우선주의 의결권이 부활한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12년 사업보고서 제출이 끝난 지난해 6월 기준 상장 우선주 143개 종목의 발행 정관을 분석한 결과 무배당시 의결권을 대신 준다고 명시된 종목은 132개로 이 중 48개 종목이 배당을 하지 않아 차기 총회인 올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거래 미달로 지난해와 올해 상장폐지된 우선주 7개를 제외하면 실제 의결권이 주어지는 우선주는 40여개일 것으로 추정된다. 흥국화재해상보험·진흥기업·금호산업·성신양회·한진칼·동양 등의 우선주가 무배당에 따른 의결권 부여가 확실하다.
일부 무배당 우선주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의결권조차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동양이다. 이민형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동양의 경우 현재 관리종목이자 거래 정지상태로 향후 기업회생절차가 본격화되면 이사회 기능이 잠정 중단된다"며 "이 경우 우선주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의결권이 생긴다 해도 행사의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배당도 못 받고 그 대가로 얻은 의결권 행사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상황을 투자자가 전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내년 주총에서 배당을 하지 못하고 의결권을 주는 우선주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2011년 상법개정으로 우선주 발행시 무배당이더라도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설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앞으로 상장될 우선주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배당을 하지 않는 경우 의결권을 주는 내용으로 관련 정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우선주들은 대부분 개정상법 이전에 상장돼 무배당시 의결권이 한시적으로 생긴다.
한편 무배당으로 인해 의결권이 주어졌지만 주가가 올라 쾌재를 부른 우선주도 있다. 금호산업 우선주는 지난해 초 상장폐지 우려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채권단의 자금 지원으로 주가가 안정화됐고 지난해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금호산업 우선주의 주가는 감자 직후인 3월 말(7,170원) 이후 최근까지 95%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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