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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 유선업계 대응전략
입력1998-09-14 18:08:00
수정
2002.10.21 22:36:52
09/14(월) 18:08
「유선은 무선의 어머니. 유선 없는 무선은 생각할 수 없다」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무선통신에 대해 상대적으로 위축된유선업체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사촌이 논을 사서 배가 아파」 해보는 얘기만은 아니다. 실제로 무선통신의 바탕이 유선이기 때문이다.
이동전화는 가입자가 가지고 있는 단말기와 기지국 사이만 무선으로 연결될 뿐 나머지 모든 구간은 유선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유선망의 기능이 떨어지면 무선통신의 품질은 원천적으로 좋아질 수가 없다.
한국통신, 데이콤 등 유선통신업체들은 무선업체들에 대해 이같은 뿌리깊은 우월감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무선통신 업계의 대약진은 유선업체들에게 위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 데이콤 등 유선전화 업체들은 그동안 시외·국제전화로 나눠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공조체제를 취할 분위기다. 「무선」이라는 공동의 적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 한통과 데이콤은 지난해 사전선택제 실시 과정에서 법정싸움까지 불사하며 결사항쟁을 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불협화음이 뚝 끊겼다. 「이러다 다 함께 망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얘기다.
무선에 대응한 유선업체들의 첫 전략은 홍보에서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전화는 무선이 유선보다 저렴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부터 바꾸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외전화 3대역(101㎞이상)에서 유선전화 1분 통화요금은 한국통신이 81.8원, 데이콤이 77.7원이다. 이에 비해 SK텔레콤(011)은 156원, 한솔PCS(018)는 126원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유선이 분명 싸다는 것.
한통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홍보전략에서 무선업체들에 비해 뒤져 소비자들의 오해를 바로잡지 못했으나 10월부터는 본격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업체들은 그러나 무선과의 전면전을 펼칠 생각 없다. 최근의 무선통신서비스의 급성장은 통신기술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판단하고 오히려 공조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WLL(무선가입자망). WLL은 개개인의 가입자까지 신규로 유선을 깔기엔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도입된 기술로서 형태는 무선이지만 유선의 시장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분야다.
한국통신 박래안(朴來安) 마케팅전략팀장은 『앞으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이 등장하면 유·무선은 통합돼 딱부러지게 구분하기 힘들게 된다』면서 『서로 의존하며 전체 통신시장을 키워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백재현 기자】
무선의 추격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유선전화업체들은 그동안의 대립을 청산하고 상호 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새로운 유선시장 창출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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