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 속에 유망한 투자 대안으로 여겨지던 대체투자펀드들 중에서도 일본 리츠펀드나 유전 및 인프라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 펀드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펀드가 주식형펀드에 비해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선전해온 것이 무색한 실정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국내 설정된 24개 해외부동산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52%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4.19%)을 웃돌았다. 하지만 글로벌 리츠(REITs)에 투자하는 해외리츠펀드의 수익률은 부진했는데 특히 일본 리츠펀드의 6개월 누적수익률은 -14.23%까지 떨어졌다. 일본 리츠펀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로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자금이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부동산시장에 몰린 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펀드가 투자했던 리츠회사들의 주가가 밸류에이션 고평가 부담 속에 최근 크게 떨어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김선희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팀 부장은 "도쿄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줄어들고 임대료는 올라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은 나쁘지 않다"며 "개별 회사들의 배당률도 높아 중·장기적으로 리츠의 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미국 원유·천연가스 관련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당초 연 10%가량 안정적 수익을 얻을 것으로 알려지던 MLP펀드의 부진도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길어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에너지인프라 MLP특별자산' 펀드는 최근 6개월간 -16.94%의 수익률을 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 펀드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4.66%에 그쳤다. 배럴당 40달러대를 면치 못하는 국제유가가 펀드 수익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때 배럴당 39달러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일 배럴당 46.05달러까지 올랐지만 투자심리 회복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는 균형가격보다 훨씬 낮아서 산유국들이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MLP들은 저평가 영역에 있지만 유가가 올라야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원자재펀드의 수익률도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때문에 -15.21%로 극히 저조했다. 'KTB WTI원유특별자산(A클래스)' 펀드는 이 기간 -19.95%의 극히 낮은 수익률을 냈다. 국내 설정된 11개 금 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도 -11.97%에 그쳤다. 이 기간 국제 금 가격이 6.43%나 하락한 것이 수익률에 치명타를 입혔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KB스타골드특별자산(A클래스)' 펀드가 -6.73%로 가장 낮았다. 다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월 한 달 금 가격이 3.4% 오르면서 2.98%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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