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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EC 릴레이 정상회담] 끝장협상에 급물살… 원산지 규정 세부기준 놓고 막판 격론

■ 한중 FTA 타결 임박

양측 "정상회담 전 타결" 공감<br>상품·서비스분야 거의 마무리

APEC·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첫 방문국인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린 뒤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짓기 위한 장관급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양측은 가급적 10일 개최되는 한중 정상회담 이전에 잔여 쟁점을 타결짓고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타결을 선언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8일 정례 산업통상장관회담까지 무기 연기 한 채 끝장 협상에 나서고 있다.

정부 안팎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상품과 서비스개방 같은 핵심 쟁점에서는 양국 간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원산지 규정을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타결을 선언할 수 있을지 50대50"이라면서 "회담 직전까지 협상을 해봐야 타결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9일 심야 협상과 이튿날 오전까지 막판 줄다리 결과에 따라 한중 FTA 타결 시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양국 간 최대 이견은 원산지 규정을 세번변경 기준(CTC·Change in Tariff Classification)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부가가치로 기준을 삼을 것이냐로 모아진다. 두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가공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 구조상 경제적 득실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번 협상 직전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공산품 시장 조기 개방과 한국 농수산물 개방의 폭이 최대 쟁점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우리 제품에 들어가는 외국산 부품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 하는 세번변경 기준과 부가가치 기준으로 몇 퍼센트까지를 우리 제품으로 보느냐를 놓고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무려 30개월을 끌어온 FTA 타결 선언을 위해서는 원산지 규정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셈이다. 다만 한미와 한·유럽연합(EU) 때와는 달리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은 중국이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막판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타결 쪽에 근접해 있다는 지적이다. 양측 협상단이 10일 정상회담에서의 타결 선언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8일 예정됐던 한일 산업통상장관회의를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중 FTA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중국도 세계 경제 패권 경쟁 과정에 도전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우리와의 FTA 성사가 중요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의 한중 FTA 타결 선언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시한에 쫓기기보다 실익을 우선할 것"이라면서도 정상회담에서의 타결 선언에 무게를 뒀다.



물론 양국 정상이 7월 연내 타결에 노력하기로 한다고 선언해 반드시 APEC 기간 중에 타결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연내 타결은 APEC에서의 타결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APEC에서의 정상회담이 타결의 최고 모멘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한중 FTA 타결은 APEC 기간 중 양국 정상의 외교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중국과의 FTA 타결은 인구 13억명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빗장이 풀리는 동시에 미국과 EU에 이어 우리의 경제영토가 무려 73%까지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양측은 FTA를 통해 상품 개방률은 품목 수 기준으로 90%까지 하기로 합의했으며 수입액으로는 85%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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