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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특집] 경제한류는 기업들의 몫

대중문화가 만든 한국붐 철저한 사업계획등 필요'베트남 여성들이 남자친구로부터 받고싶은 첫번째 선물.' 베트남의 수도인 호치민시에는 P&G, 유니레버 등 왠만한 다국적 화장품을 모두 접할 수 있지만 이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는 메이드인 코리아 화장품인 드봉(LG생활건강)이다. 드봉은 한국 여성처럼 예뻐지고 싶은 베트남 여성들이 가장 갖고싶은 화장품이다. 베트남에서 '한국 여성=미인'이란 이미지가 굳어진 것은 '의가형제'등 한국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특히 '도시남녀'의 여자 주인공을 맡았던 탤런트 김남주는 현지인들 사이에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LG생활건강은 인기스타 김남주를 간판모델로 내세워, 옥외광고와 메이크업쇼 등을 통해 베트남 여성들에게 '세련된 여성이 사용하는 화장품'이란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했다. 드봉화장품은 이제 베트남 여성들이 남자친구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됐을 정도다. 이처럼 TV드라마나 음반을 통해 불붙은 한류(韓流)열풍은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 커다란 지원세력이 되고 있다. 베트남과 타이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스타들의 얼굴이 찍힌 광고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호치민시의 거리에는 장동건과 김남주의 얼굴을 쉽사리 만날 수 있고 타이완의 타이베이 시내를 돌아다니는 버스에는 이나영과 장혁이 등장한 휴대폰 광고가 커다랗게 걸려있다. 특히 타이완에서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인기로 송승헌과 송혜교의 팬클럽이 극성을 부릴 정도다. 적어도 김남주ㆍ장동건ㆍ송승헌ㆍ송혜교에 익숙한 동남아 사람들에겐 한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다가서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동남아의 한류 열풍을 긍정적이고 장기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대중문화가 조성한 분위기를 경제 한류로 연결시키고 나아가 국가 이미지 개선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전적으로 기업의 노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도의관 KOTRA 베트남 주재 무역관장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건실하고 실속있는 경영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막연한 기대감을 떨치고 철저한 시장 조사와 사업 계획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문화 한류가 경제 한류로 변한다"고 말했다. 섣부른 문화적 우월감 역시 경계 대상 1호. 문화 한류가 기세를 올리기 전까지도 동남아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베트남과는 전쟁에 얽힌 아픈 역사가 있으며 타이완과도 한ㆍ중 교류가 본격화하면서 어색한 관계로 틀어져 있었다. 도 관장은 "동남아는 우리와 상당히 다른 문화 기반을 갖고 있다"며 "문화 한류를 경제 한류로 바꾸기 위해서는 서로의 배려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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