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지주사의 주가가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을 토대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형 지주사가 거느리는 비상장 자회사는 그동안 비상장이라는 한계 때문에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비상장 자회사를 분석해온 꼼꼼한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중소형 지주사가 재조명 받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성홀딩스 주가는 전일과 같은 5,46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최근 4거래일 동안 약 7%가량 올랐다. 동성홀딩스 주가는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 기대감에 재조명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동성홀딩스의 자회사인 동성에코어가 300억원 규모의 해외 첫 수주를 따내는 등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상장사인 동성에코어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하는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로 글로벌 업체로부터 수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비상장 자회사인 제네웰은 유착방지제와 창상피복제를 생산하고 있으며 두 주요 제품 모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제네웰의 경우 매출을 조금 더 늘려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상장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동성홀딩스 관계자는 "계열사도 디폴트 리스크가 없고 사업과 펀더멘털이 안정적이라 주가의 하락 압력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자회사의 실적과 지분가치를 반영한 동성홀딩스의 적정주가는 1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진홀딩스도 자회사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이날 약보합세로 마감됐지만 전일 장중 4,300원을 넘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롭게 쓰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만 3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일진홀딩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는 자회사인 일진전기의 턴어라운드와 비상장 자회사인 알피니언의 고성장 기대감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진전기가 올해 실적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고 초음파 진단기 시장에서 알피니언의 경쟁력도 돋보인다"고 말했다.
한진칼 역시 지난해 1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올해 들어 2만원을 돌파하면서 신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한진칼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싼 호텔·레저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지난해 12월6일 상장한 알티캐스트의 모회사인 휴맥스홀딩스를 비롯해 하림홀딩스·노루홀딩스 등의 주가도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라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지주사의 자회사들은 대부분 비상장사라 평소 애널리스트들도 접근하기 꺼리는 부분이 있다"며 "이 때문에 충분히 주가가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는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시장에서 소외돼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실적 시즌을 맞아 우량 비상장 자회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지주사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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