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에 국산 김치 수입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값싼 김치를 많이 수출하면서도 정작 한국산 김치는 '파오차이(중국판 김치)'로 분류, 강도 높은 검역규제를 해 사실상 수입을 막고 있다.
10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서규용 장관은 오는 14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에서 열리는 '제1차 한중일 농업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중국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중국이 우리나라는 쓰지 않는 과도한 기준을 한국산 김치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대(對)중국 김치 수출을 더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중국은 김치를 절임 채소의 일종인 자국의 파오차이로 봐 100g당 대장균이 30개 정도만 나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장균의 일종인 대장균군이 100g당 많게는 1만마리 정도까지 나온다. 대장균군은 대장균의 일종이지만 식중독 등 병을 일으키는 위해균이 아니다. 파오차이는 김치와 달리 제조시 살균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균이 적다.
정부는 김치의 경우 익으면서 산이 나와 대장균군마저도 모두 없어지는데 중국 측이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중국 등 해외 김치를 수입할 때 대장균군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도 중국이 과도하게 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농식품부 입장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김치 수입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김치를 파오차이와 별도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농식품부는 펼치고 있다.
실제 중국의 간접적인 수입제한 조치로 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실적은 초라하다. 지난해 우리가 중국에 수출한 김치는 61톤, 금액으로는 23만5,000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수입량은 23만78톤으로 금액으로는 1억2,087만달러에 달한다. 중국산 김치가 싼 탓도 있지만 품질이 좋은 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이 지나치게 적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김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던 김치검역을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줄여주는 등 일정 부분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김치에 대한 분류를 잘못하고 있어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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