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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사회결속 시급하다
입력1999-06-20 00:00:00
수정
1999.06.20 00:00:00
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어떤 외국인은 우리 경제가 지난해 많은 고통을 딛고 1년반만에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극복한 것을 두고 『고통 속에서 얻은 승리』라고 표현했다. 지난 한 해는 실로 고통과 눈물 그리고 한숨의 한 해였다. 2만3,000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실업자는 180만명 수준까지 올라가고 전체 가계소득은 7% 감소했으며 많은 봉급생활자는 임금하락과 직장불안의 고통을 겪었어야 했다.
고통 속에서도 모든 국민은 고통의 원인을 치유하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구조조정에 동참하였다. 그 결과 이제 우리 경제는 위기를 벗어나 정상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국민이 그동안 겪은 고통은 너무 컸고 아직도 그 고통은 남아 있다. 모든 국민이 상대적으로 크고 작은 고통을 겪었지만 가장 큰 고통은 직장을 잃은 실업자, 기업이 도산한 사업가 그리고 영세 서민 등 취약계층이 겪은 고통일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적어도 먹고, 입는 문제와 자녀의 교육비·의료비는 국가에서 보장한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실업대책을 추진하면서, 중산층을 다시 두텁게 하기 위한 창업활성화에도 온 힘을 기울여왔다. 그러면서도, 중산층과 서민층이 겪어 온 고통에 항상 마음 아파했었는데, 재정여력이 없어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제 경제가 회생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중산층 및 서민생활안정대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번 대책은 고통도 성과도 함께 나누는 것이 옳다는 철학에 바탕을 둔 것이다.
경기회복에 따라 금년 세수는 약 5조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 절반인 2조5,000억원은 중산층과 서민계층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절반은 작년에 위기극복을 위해 확대된 재정적자를 감축하는데 사용할 것이다.
2조5,000억원 규모의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의 주요 특징을 보면 우선 음성탈루 소득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소득이 투명하게 노출된 봉급생활자에게 돌려 주기로 한 점이다. 봉급생활자는 평균 28%의 세금이 경감되고 소득이 낮은 봉급자 위주로 더 많이 경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만 경감의 방법에 있어서는 교육비, 의료비 등 인적자본의 개발에 필여한 공제를 확대하고 거래를 투명하게 하는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근로자의 저축에 대한 경감확대 방법 등을 채택함으로써 단순한 시혜적 성격을 탈피하고자 했다.
이번 대책의 또다른 특색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과감한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수도권에 있는 본사나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에는 세금을 3년간 면제하고 그후 5년간 50% 감면하고 공장이전시에는 투자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거의 없도록 함으로써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유인장치를 마련했다.
그동안 여성의 창업에 대한 별도지원이 없었으나 이번 대책에서 여성창업보육센타 설치, 여성창업강좌 개설 등 여성기업의 창업을 위한 지원에도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농어민에 대해서는 고금리자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1조1,000억원의 저리자금을 공급하고 이자차액은 정부가 부담하기로 하였다. 우리 사주 의무예탁기간을 내년 1월부터 1년으로 단축함으로써 근로자가 우리사주를 보다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지금 우리 경제의 회복이 막 시작되고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결속과 안정을 통해 지속적인 번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은 어느정도 마련되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지난 해와 같이 온 국민이 합심하여 사회적 결속과 안정을 다시 한 번 이룩하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자기만족 현상(COMPLANCENCY)을 경계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결속이 흐트러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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