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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직원 A씨는 요즘 퇴직금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 회사 경영사정이 악화되자 회사 측의 반강제적 권유에 따라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영업정지와 함께 그의 돈도 사라져가고 있다.
퇴출 저축은행 직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서 회사 살리기에 동참했던 직원들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날릴 처지에 처했다.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미래저축은행 직원들은 지난해 하반기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조금만 버티면 회사가 정상화된다"는 회사 측의 회유에 따라 증자에 참여했지만 이달 초 영업정지로 회사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증서조차 받지 못해 하소연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저축은행 직원들은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김찬경 회장이 숨겨놓은 재산이 드러나면 퇴직금 일부나마 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남아 있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속히 검찰수사가 끝나 은닉재산이 드러나고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되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과 함께 영업정지당한 솔로몬저축은행 직원들은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영업정지 직전 증자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대출금을 갚아줬기 때문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4차례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직원들도 증자에 참여했다. 일부 직원은 자신의 1년치 봉급에 해당하는 돈을 대출받아 회사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영사정이 급격히 악화돼 주가가 하락하고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지자 임석 솔로몬회장은 2월 직원들의 대출금 37억여원을 메워준 것으로 확인됐다. 공평학원에 인수된 경기솔로몬저축은행 직원들도 인수 당시 계약조건에 직원 대출금 10억여원을 갚아주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면 직원들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며"올해 초 퇴사하는 직원이 속출하자 회사 내 복지기금으로 대출금을 갚아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솔로몬저축은행 주가 하락으로 애를 태우면서도 연 5% 안팎에 달하는 대출금 이자를 갚느라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회사 측에서 대출금을 정산해주기 전에 퇴사한 직원 상당수는 아직까지 대출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고용 불안감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1ㆍ2차 구조조정 당시 4대 금융지주사에 인수된 저축은행 직원의 고용 승계율은 70~80% 안팎. 그나마 대부분 1년 계약직이어서 내년까지 새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 처지다.
잇따른 대형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로 저축은행중앙회 직원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총 19곳이 영업정지되면서 저축은행업계 자산이 쪼그라든 만큼 중앙회 예산도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직원들 연봉을 전년보다 10%가량 줄이기로 했다"며 "직원들 사기가 바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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