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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차별화/기름전쟁, 질·서비스에 승부수/정유특집
입력1997-08-14 00:00:00
수정
1997.08.14 00:00:00
민병호 기자
◎유공3회이상 고객 교통상해보험 무료가입/LG칼텍스정유음악회등 행사 이미지 제고 차정비 서비스/한화에너지생활공간 주유소 이색전략 품질서비스팀도/쌍용정유「슈퍼그린 LB」 품질차별화 삼성차카드제휴/현대정유오일뱅크 이미지 KISS 도입 전임원 주유근무「서비스와 품질로 승부한다」
휘발유 가격자유화를 계기로 치열한 「가격전쟁」을 치른 후 국내 정유업계가 내건 새로운 슬로건이다. 업계는 리터당 30원 가까이 값을 내리는 출혈 가격경쟁으로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건전한 경쟁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과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도 스스로의 이익을 깍아내려 경영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증폭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무한정 값을 내리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경쟁사들이 모두 재벌그룹 계열사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비가격 요소 즉, 서비스와 품질의 차별화를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업계는 그동안 「기름은 어느 회사 제품이나 같다」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기름에도 품질이 있다」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주유소도 단순히 「기름을 넣는 곳」이 아니라 운전자의 「생활공간」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업계의 서비스 차별화 경쟁은 최근들어 본격화되고 있지만 그 발화점은 지난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격경쟁만을 벌여온 업계가 처음으로 휘발유에 상표를 도입, 제품차별화의 불을 당긴 것이다. 정유5사는 엔진세정기능을 갖춘 첨가제를 넣은 LG칼텍스정유의 「테크론」을 시작으로 「엔크린」(유공), 「수퍼크린」(쌍용), 「이맥스」(한화), 「오일뱅크」(현대) 등 독자 상표를 잇달아 만들어 냈다. 이어 지난해에는 유공이 「파워 디젤」을, 쌍용정유가 「0.05 수퍼디젤」을 내놓으면서 상표도입이 경유까지 확산됐다.
이를 토대로 업계는 최근들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보다 체계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일선 판매현장인 주유소의 현장서비스를 강화, 단순한 기름판매는 물론 자동차 액세서리와 세차, 간단한 정비까지 할 수 있는 편리한 공간으로 개념 자체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
어린이놀이터 같은 가족고객용 주유소가 등장하는가 하면 컴패니언걸들의 화려한 에어로빅쇼, 청소년주유원들의 랩댄스시범 같은 깜짝 이벤트가 운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일부 주유소에서는 전국 광광지 여행이나 해외여행권까지 경품으로 내걸고 손님끌기에 나서고 있다. 면장갑이나 화장지같은 간단한 자동차 용품은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최근에는 무료세차, 경정비, 엔진오일 염가교환 등의 서비드가 보편화되고 있다.
또 가격경쟁을 대체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카드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자체 카드를 만들거나 국민, 비씨카드 등 카드사와 제휴, 주유카드로 자사의 휘발유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3%까지 값을 할인해주고 있다. 또 카드사용에 마일리지 개념을 적용해 누적 점수에 따라 교통상해 보험에 가입해 주거나 각종 사은품을 지급하는 서비스제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유공은 최근 보험회사와 제휴, 3번이상 자사 주유소를 이용한 고객에게 최고 2천만원까지 보상이 되는 교통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주는 새로운 서비스제를 도입하고 있다. 또 사내 연수원인 대덕마케팅개발원에서 전국의 2천5백명의 주유소 판매원을 소집, 총 1백회의 서비스 차별화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유소현장에 품질서비스센터와 편의점 사업을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테크론」이란 자체상표를 처음 도입한 바 있는 LG칼텍스정유는 제휴카드회원을 자사가 후원하는 음악회와 대규모 어린이 미술대회 등 문화사업을 통해 이미지제고에 나서고 있다. LG정유는 또 주유소에 통합정보시스템과 옥외카드 단말기를 보급, 주유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으며 계열주유소를 통해 경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오토 오아시스」 프랜차이즈 점포도 크게 늘리고 있다.
쌍룡정유는 가격차별화에 대응해 휘발유의 벤젠함량을 최소화한 「슈퍼크린 LB」를 내놓고 품질차별화를 선언했다. 최근에는 삼성자동차 카드와 제휴, 주유량에 따라 자동차 구입시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화에너지는 주유소의 생활공간화라는 이색적인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계열주유소인 한화프라자는 자동차 용품에서 세차와 경정비에 이르는 운전과 관련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옥탄가나 연비 등을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는 실험장비를 탑재한 전용차량을 운영하고 품질서비스팀도 설치하고 있다.
현대정유는 신개념 주유소인 오일뱅크의 참신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키스(KISS) 서비스 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한 이벤트 행사, 전임원이 1년에 1회이상 일일 주유원으로 근무케하는 임원 현장서비스 등을 통해 손님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입사원의 연수에서도 주유소 현장체험을 필수코스로 추가하고 있다.
업계의 이같은 서비스 차별화경쟁은 가격경쟁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쟁수단으로 질적, 양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시장 재편을 노리는 후발업체들과 기존시장을 지키려는 선발업체간 서비스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경쟁은 업계의 비용부담 증가라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는 간접적인 값인하의 효과를, 업체들 스스로에게는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민병호 기자>
◎휘발유 싸게 사기/서비스 최적 활용땐 ℓ당 750원까지 가능/신용카드 이용 3%까지 할인/셀프주유로 ℓ당 30원 절약
현재 정유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휘발유 1리터를 얼마나 싸게 구입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터당 7백46∼7백50원선이다. 이는 현재 리터당 8백3원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57원(7.1%)이나 싼 것이다. 이를 승용차에 한 번 주유(40리터)하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2천2백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싸게 살 수 있을까.
방법은 먼저 정유회사와 제휴한 비씨, 국민, LG카드를 사용해 셀프주유기가 설치된 곳에서 휘발유를 넣으면 된다.
현재 LG칼텍스정유와 현대정유는 주유카드제를 도입, 카드를 소지한 주유고객에게 값을 3% 할인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들 카드를 이용하면 일단 24원을 절약할 수 있다. 유공은 누적점수에 따라 오일교환권, 전자레인지, 컬러TV 등을 사은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리터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략 휘발유 1리터당 27원이 나온다.
다음으로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면 리터당 30원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다. 셀프주유소는 고객이 직접 주유기를 들고 휘발유를 넣는 대신 인건비 절감분인 리터당 30원을 소비자들에게 되돌려 주고 있다.
LG칼텍스정유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LG나 국민카드를 들고 LG정유 여의도주유소의 셀프주유기를 이용하면 리터당 7백73원의 3%를 할인받아 실제 지불하는 값은 리터당 7백50원선이 된다.
현재 셀프주유소는 유공과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 한화에너지가 운영하고 있다. 유공의 경우 지난 92년부터 서울 반포주유소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여의도 흥국주유소에 15개의 주유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LG칼텍스정유는 여의도주유소 등 서울지역에만 6곳을 운영중이며 현대정유는 서울 돈화문 주유소 등 3곳을 운영중이다. 한화는 서울에서 2곳을 운영중이다. 이들은 앞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셀프주유소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휘발유는 카드로/주유 할인에 사은품 혜택까지/카드보유자 450만명 육박 “변칙 값인하” 불구 정착단계
「휘발유는 카드로 사세요.」
정유업체들이 서비스 차별화의 수단으로 주유카드제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주)유공, LG칼텍스, 쌍룡, 한화, 현대정유 등 정유5사는 주유카드제를 도입,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카드를 활용해 「단골손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업계가 도입하고 있는 카드는 자체 멤버십 카드와 국민·비씨·LG카드 등과 제휴한 제휴카드, 자동차업체 등 다른업체들과 제휴한 카드 등 3종류가 있다. 카드가입 회원수는 현재 4백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유공의 경우 비씨카드 제휴회원이 이달초까지 2백30만명을 넘어섰으며, 자체 멤버십카드 회원도 1백만을 돌파했다. LG칼텍스정유의 제휴카드 고객도 1백만에 달하며 한화에너지의 멤버십카드는 5만명에 달하고 있다.
자체멤버십 카드는 유공과 한화에너지가 도입하고 있다. 두 회사는 자사 주유소 이용고객에게 이 카드를 직접 발급, 이용실적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유공의 경우 자체 멤버십카드인 「엔크린 보너스카드」 이용고객에 대해 실적에 따라 최고 2천만원까지 보상이 되는 교통상해 보험에 가입해 주고 있으며 가전제품, 엔진오일 교환권 등을 사은품으로 지급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에너지 카드」를 이용할 경우 휘발유값을 3% 할인해주고 있으며 한화의 전국 콘도를 이용하는데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제휴카드는 유공, LG정유 등 2사가 도입하고 있는데 LG칼텍스정유는 LG카드와 국민카드와 제휴하고 있으며 유공은 비씨카드와 각각 제휴하고 있다. 이들 제휴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해 LG정유는 휘발유 값을 3% 할인해주고 있으며 유공은 항공 마일리지 누적과 함께 실적에 따라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다. 쌍용과 현대정유는 각각 삼성자동차,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제휴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한화는 외환카드와 아시아나 항공·삼성자동차카드와 제휴, 마일리지 부여·사은품지급등의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유공과 LG정유를 중심으로 적극 도입하고 있는 카드제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없지 않다. 카드제 도입에 소극적인 쌍용과 현대정유는 『카드를 이용해 변칙적으로 값을 내리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카드 할인율(3%)에 맞춰 휘발유값을 내리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값 할인과 사은품 등의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주유카드는 점진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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