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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매듭, 그리고 시작
입력1999-12-30 00:00:00
수정
1999.12.30 00:00:00
오늘 하루가 지나면 20세기도 아득히 멀어져 가고 새로운 천년의 첫 해가 열린다. 순전히 달력의 계산이긴 하지만 새로운 세기, 새로운 천년은 분명히 거대한 매듭과 시작임이 틀림없다. 역사란 기본적으로 지속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한다지만 천년단위의 역사가 바뀌는 현장에 살고 있다는 하나만으로 우리는 대단한 행운이다.그 시각 나는 「새천년 맞이 제9회 통일기원 남산봉화식」에 참석한 많은 중구민들과 함께 남산 정상에서 경건하게 지난 천년을 보내고 오는 천년을 맞이할 것이다. 본격적인 지식과 정보화사회인 21세기에는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바뀌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은 『다가올 10년의 변화가 지난 50년간의 변화보다 더 크고, 21세기는 광속보다 더 빠르다는 생각의 속도가 결정한다』고 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제 지구촌은 강자와 약자 대신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며, 빠른 자는 승리할 것이며 느린 자는 패배한다』고 했다. 속도의 경제성이 사회를 지배하게 될 21세기, 시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時테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근래 언론에서는 지역감정, 부정부패, 이기주의 등 「버리고 가야할 유산」을 연재하여 세간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져 버린 이러한 것들과 결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일구어 새천년에는 기필고 단합된 선진국으로의 꿈을 이뤄야겠다.
이를 위한 최선의 길은 하루빨리 우리사회를 상식과 순리가 잘 통하는 보다 성숙한 사회로 발전시겨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식과 순리는 정상인이면 누구라도 알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다툼이 있을 때 우리는 흔히 「법대로」 처리하자고 한다. 그 말속에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저의가 깔려 있으며, 그 경우 쌍방 모두 피해자가 되기 쉬운 송사로 귀결됨이 다반사다. 반면 「상식과 순리」에 따라 처리하자고 하면 온기부터 돌면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금년 한 해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한 많은 사건들도 따지고 보면 상식과 순리를 벗어난 언행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다.
순리는 물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물은 상대가 누구든 거역하지 않고 대응하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고, 낮은 데로만 흘러가는 겸허함이 있으며, 약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노자는 이러한 물의 속성을 들어 인간들의 삶을 물처럼 살아 가라고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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