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수정 전망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앞으로 2년간 세계에서 가장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우리 경제가 오는 2ㆍ4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6%에 육박하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친 다음 내년에는 연간 4.2%의 성장률로 급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ㆍ신흥20개국(G20) 가운데 최악의 성장률에서 이듬해에 최대폭으로 튀어 오른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도 방향성에서는 IMF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경기 저점과 내년의 가파른 반등이 얼마나 피부에 와 닿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가 -4%까지 떨어진다면 8.2%포인트 반등이 의미 있는 경기회복을 뜻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2ㆍ4분기에 경기 바닥 드러난다=IMF는 한국 경제가 2ㆍ4분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올 1ㆍ4분기 -0.8%에서 2ㆍ4분기 0%로 바닥을 다지고 3ㆍ4분기 0.7%, 4ㆍ4분기에는 1.1%로 회복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ㆍ4분기 -5.1%, 2ㆍ4분기 -5.9%, 3ㆍ4분기 -5.7%, 4ㆍ4분기 0.9%로 2ㆍ4분기 때 최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경기흐름 전망은 국내 전문가들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여전히 1ㆍ4분기 저점론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저점을 2ㆍ4분기로 늦춘 상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가장 안 좋은 시기는 1ㆍ4분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수요 위축을 감안한 이번 경기침체의 국지적 저점은 2ㆍ4분기”라며 “다만 경기의 본격 회복은 내년 이후로 예상되므로 수치상의 저점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내년 8.2%포인트 급반등 가능할까=이번에 발표된 IMF의 한국 경제 수정 전망은 올해 -4%라는 충격과 내년 4.2%라는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한국이 올해 세계에서도 가장 깊은 침체의 골에 빠지는 대신 내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8.2%포인트라는 성장률 반등을 기록하게 된다는 것이 IMF의 예측이다. 올해 -3.9%로 한국과 비슷한 침체에 빠지는 아시아 신흥경제국(NIEs) 역시 2010년 예상 성장률은 3.1%에 그친다. 가파른 성장률 회복 실현 가능성에 많은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세계 경제의 변수 가능성을 경계했다. IMF도 한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회복하는 대전제로 ‘세계 경제 회복’을 내세우고 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장은 “올해의 기저효과 때문에라도 내년 4%대 성장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며 “다만 세계 경제에 변수가 발생하는 리스크 대비는 충분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부장은 “수입 증가세가 급락하고 있는 중국과 유럽 경제가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내년 경기 급반등 아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이후 의미 있는 경기회복을 기대하기에는 4.2%라는 전망치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09년 -4% 역신장에서 2010년 4.2% 성장으로 돌아서봐야 지난해 수준의 부진한 경기로 되돌아갈 뿐이기 때문이다. 아눕 싱 IMF 아태국장은 “한국 경제가 올 4ㆍ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가량 성장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한국이 가장 빨리 회복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의미 있는 회복이라기보다 극단적인 경기위축의 해소’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만큼 내년 이후의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임을 반영하는 진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많이 떨어진 뒤에는 반등의 힘이 더해지기 때문에 이후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며 “4% 역성장 이후의 의미 있는 경기회복을 기대하려면 내년에는 4%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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