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경영환경의 개선, 환율 안정 등에 힘입어 3ㆍ4분기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특히 매출액 영업이익률, 매출액 순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가 확연히 개선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70개사의 3ㆍ4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건설ㆍ기계ㆍ섬유의복ㆍ운수창고ㆍ유통ㆍ종이목재 등을 제외한 12개 업종의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운이 감돌던 지난해 3ㆍ4분기와 비교하면 건설ㆍ기계ㆍ운수창고 등을 제외한 15개 업종의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거나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전기전자ㆍ철강금속 등 수출업종들의 실적개선 추세가 두드러졌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2ㆍ4분기 중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3ㆍ4분기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36.57%, 45.98%씩 늘어났다. 철강금속의 3ㆍ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 분기보다 각각 296.95%, 108.69% 증가했다. 윤기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3팀장은 "전기전자와 철강금속업종은 전반적인 수요 회복에 힘입어 2ㆍ4분기에 흑자로 전환된 후 3ㆍ4분기에도 가파른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기가스업종의 실적도 전력요금 인상 등에 힘입어 계속 나아지는 추세다. 전기가스업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ㆍ4분기보다 각각 246.35%, 112.03% 늘었다. 또 금융업종의 수익성 개선도 눈에 띄었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 마진 개선 및 충당금 전입액 감소 등으로 금융업의 3ㆍ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54%, 31.05%씩 늘었다. 반면 기계업종의 경우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운수창고업도 해운운임의 하락 여파로 3ㆍ4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ㆍ4분기 흑자기업(순이익 기준)은 적자기업에 비해 네 배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확연히 개선됐다. 가증권시장 상장법인 10개사 가운데 8개사(452개사ㆍ79.30%)가 흑자를 나타낸 반면 적자기업은 118개사(20.70%)에 그쳤다. 흑자기업 가운데 405곳(71.05%)은 2ㆍ4분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고 47개사(8.25%)는 2ㆍ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가 3ㆍ4분기에 흑자로 전환됐다. 3ㆍ4분기에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3조7,23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 분기보다 65.21%나 늘어난 것이다. 포스코(1조1,141억원)도 1조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올렸고 현대자동차(9,791억원), 한국전력공사(9,311억원) 등도 1조원에 근접하는 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LG전자(8,071억원), LG디스플레이(5,683억원) LG화학(5,440억원) 등 LG그룹주들은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ㆍ4분기 순이익 상위 10개사에 이름을 함께 올렸다. 한편 두산중공업ㆍ두산인프라코어ㆍ한국가스공사ㆍ현대산업개발ㆍ한진중공업 등은 2ㆍ4분기 흑자에서 3ㆍ4분기에는 적자로 전환됐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을 키운 국내 수출업체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확연한 실적개선 추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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