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청년인턴제가 말뿐인 청년실업대책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전체 청년인턴 인력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은 4%에 불과했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기획재정부 '2010년 공공기관 청년인턴 채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84개 공공기관에서 채용한 청년인턴 1만4,588명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600명(4.11%)에 그쳤다. 정규직은 아니지만 계약직으로 전환된 인력도 663명(4.5%)에 불과했다. 이들의 고용기간은 2년 미만으로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다. 결국 청년인턴 100명 가운데 정규ㆍ계약직으로 전환된 인력을 제외하고 100명 중 91명 이상은 인턴 근무기간인 3~6개월이 지난 후 다시 청년 실업자로 전락하는 셈이다. 공공기관들은 청년인턴의 극소수만을 정규ㆍ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공공기관 선진화에 따른 정원감축 방침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신규채용 규모가 제한된 상황에서 청년인턴을 무조건 정규직으로 뽑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한데다 정기공채 때 훨씬 우수한 인력을 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이 청년인턴 정규직 채용에 소극적인 근본적 이유는 정부의 경영평가에 청년인턴 채용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2008년 말 도입된 청년인턴제는 지난해까지도 경영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눈치에 마지못해 뽑았을 뿐 경영평가 등에 반영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체 공공기관 중 청년인턴을 정규ㆍ계약직으로 단 1명도 전환하지 않은 공공기관이 112개나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예 청년인턴을 채용하지 않은 공공기관도 있다. 부처산하별로 보면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 3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금융위원회 2곳, 국방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법무부ㆍ보건복지부ㆍ국가보훈처ㆍ특허청ㆍ식품의약품안전청 각 1곳 등으로 모두 15곳이었다. 노동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채용인원을 늘리기보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해당 기관에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정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청년인턴제도가 전시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올해부터 공공기관의 정규직 채용시 20%를 청년 인턴 경험자로 뽑도록 했다. 하지만 청년인턴 채용 자체를 줄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의지가 미심쩍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청년인턴 채용목표는 9,532명으로 2009년 1만716명, 2010년 1만4,588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처럼 청년인턴 대부분이 정규직화되는 시스템이 우리 현실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아 보안책 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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