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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업계, 명품 본고장 서유럽 뚫는다

로만손·SWC·에코시계등 중·고가 제품 앞세워 매출 30% 이상 성장



국내 시계시장이 유럽산 명품과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재편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서유럽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계 업체들은 동유럽ㆍ중동 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명품 시계의 본고장인 서유럽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로만손은 올해 바젤전시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액티브 라인 제품 'AL1216HM'와 프리미어 라인 제품 'PL1219HM'을 앞세워 서유럽 공략에 본격 나선다. 안덕영 이사는 "독일, 덴마크, 스페인, 헝가리를 전략 시장으로 정해 소비자 성향을 조사하고 현지 대리점을 물색하는 중"이라며 "스위스 현지 디자인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서유럽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만손은 지난 10년 간의 바젤 전시회 참가로 서유럽에 맞는 디자인 노하우를 갖췄고 FTA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만큼 중ㆍ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로만손은 러시아ㆍ중동 시장에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시계 매출의 3분의 2에 달한다. 하지만 서유럽 진출이 완성되는 2015년에는 매출이 1,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삼성시계에서 이름을 바꾼 SWC는 스위스 현지 브랜드를 인수해 서유럽 시장의 높은 벽을 넘고 있다. SWC는 1848년 설립된 하스앤씨(HNC)를 1997년에 합병해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을 중심으로 판매해왔다. 정기적인 시장 조사와 상담으로 소비자 요구를 신속하게 수용한 제품을 출시해 동유럽과 중동에서 매년 40억원대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또 최근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서유럽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를 온라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해 독일ㆍ프랑스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정도 성장했다"며 "중ㆍ고가 제품의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서유럽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동유럽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서유럽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전체 수출 목표인 70억원을 무리 없이 달성할 전망이다. 반제품과 시계 소재 중심으로 서유럽 시장에 진출, 명품 시계 업체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도 있다. 에코시계는 2007년부터 지르코니아 파우더로 제작한 세라믹 시계를 반제품 형태로 수출해 매년 30% 정도의 수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영곤 대표는 "바젤 전시회에 2005년부터 참가했지만 완제품 수출만 노린 탓에 2007년까지는 수출이 거의 없었다"며 "2008년부터 명품 시계 소재로 인기인 세라믹 시계를 반제품 형태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와 스와치 산하의 스위스 업체에 납품해 올해는 수출목표인 3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시계가 납품한 제품은 명품업체의 무브번트(구동장치)를 장착해 최고 1,0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고 대표는 "시계산업은 다양한 부품과 소재가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완제품이 아니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 업체는 가격 대비 기술력이 뛰어나 서유럽 시장에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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