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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영웅전] 묘수를 향하여

묘수란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쌍방의 공모로도 그것은 출현 하지 않는다. 지모를 다해 싸우다 보면 어느 순간에 그것이 마치 숨어 있던 요정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묘수는 극단적인 상황이라야 등장한다. 대마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을때 기사회생의 놀라운 방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대표적인 묘수이다. 상식적 인 안목과 상상력을 초월하는 곳에 그것은 조용히 숨어 있다가 초절(超絶)한 염원과 통찰의 스펙트럼에 은빛 물고기처럼 퍼뜩 포착되는 것이다. 다 죽은 것 같던 대마를 살리거나 완생했던 것 같은 대마의 명줄을 끊어버리는 기묘한 것. 묘수. 흑35, 37의 야만스러운 수법은 백에게 굴복을 강요한 것. ‘초무패’라는바둑속담도 있듯이 초반에는 결정적인 팻감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둔 수법 이다. 애늙은이로 통하는 신중파 목진석5단은 침착하게 42로 팻감만들기에 나섰는데 조훈현은 노타임으로 패를 때리고 백44에도 노타임으로 45에 몰아버렸다. 이렇게 되면 46의 단수 역시 기호지세인데…. “기호지세도 좋지만 조금 성급했어요.” 목진석의 후회. 46으로는 참고도의 백1을 먼저 물어봐야 했다는 것이다. (43…35)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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