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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M&A대응 과잉이다(사설)

신동방그룹의 미도파 주식매입사건이 몰고온 기업인수합병(M&A)파동과 관련,전경련측이 지난 11일 회장단회의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본란은 이미 미도파사태에 대해 모든 기업들이 경제회생을 위해 매진해야 할 때 경영권방어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기술개발등 경쟁력강화에 투자해야 할 자금을 경영권방어라는 비효율적인 부문에 투자케 하는 것은 당면과제인 경제회생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더욱이 정체불명의 외세를 업고 미도파 인수에 나선 신동방그룹의 처사가 명쾌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미도파에 대한 M&A시도는 이미 미도파에 투자한 외국자본에 5백억원이 넘는 매매이익을 남겨주는등 외국의 그린메일 세력에 이용당한 흔적도 있어 더욱 문제였다. 사정이 그러하기 때문에 전경련이 나선 것은 일응 이해가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재벌 그룹이 미도파를 구원하기 위해 자금지원을 하고 나선 것이나 그것으로도 모자라 전경련이 재벌에 대한 적대적 M&A에 공동대응을 선언한 것은 어느모로 보나 과잉대응 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개방시대에 이같은 행태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지 적이 우려된다. 원래 기업의 인수합병제도는 적자생존과 시장경쟁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기업경영을 잘못하면 경영자가 바뀔 수도 있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것은 경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론 소수주주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부가 나서서 구조조정을 할 것 없이 시장에 그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 국민적인 부담도 덜한 기업살리기가 된다. 한보부도의 여파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기업M&A는 부실기업이 주대상이다. 부실기업은 대체로 주가가 싸기 때문에 공격자로서는 싼값에 기업을 인수한뒤 경영을 정상화시켜 높은 값에 되파는 게 상례다. 기업 M&A가 매우 활발한 미국에서 흔한 일이다. 미국경제가 강한 이유도 이처럼 시장에 의한 자율적인 기업구조조정에 힘입은바 크다는 평가이다. 잠시라도 경영에서 한눈을 팔다가는 누구한테 먹힐지 모르는 것이 M&A시장의 생리인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기업은 기업경영을 튼튼히 하기 위해 부단히 체질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점에서 M&A는 대주주의 부실경영에 대한 견제기능은 물론 효율경영을 독려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M&A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특정기업의 주식을 마음대로 확보할 수 있게 문호를 열어놓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경련이 M&A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의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은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집단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 재벌은 경영이 아무리 부실해도 주인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경쟁력강화와는 동떨어진다. 그동안 재벌들은 기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인수합병을 예사로 해왔음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 것이다. 재벌들이 그것을 우호적 인수합병이었다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것이 국민적 인식이다. 문어발 확장과 경제력집중이 경영 비효율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매출면에서 세계적인 기업은 있어도 세계에서 일류가는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벌들은 지금도 몸체 불리기에만 열중이다. M&A봉쇄선언은 이에 더한 「철옹성 쌓기」이다. 재벌이 M&A봉쇄선언에 앞서 해야할 일은 앞으로는 무차별적인 기업사냥을 자제한다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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