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부실채권을 처리해 부실채권 비율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18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22%로 6개월 전에 비해 0.29%포인트 낮아졌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부실채권 목표비율 지도에 따라 하반기 중 17조7,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결과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예기치 못한 금호계열사와 일부 조선사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추진으로 발생한 부실채권(3조원 규모)을 제외하면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0.99%로 당초 목표비율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평균 1% 수준으로 낮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별로는 15개 은행이 목표비율을 달성했지만 SC제일은행ㆍ농협ㆍ수협 등 3개 은행은 근소한 차이로 목표비율에 미달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말 1.58%로 6개월 전과 비교하면 0.33%포인트 하락했다. 이 중 중소기업 부실채권 비율은 1.82%로 0.67%포인트나 낮아졌다. 가계여신은 0.48%로 같은 기간 0.16%포인트 낮아졌고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0.37%로 0.1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총 29조7,000억원으로 정리방법별로는 대손상각(9조5,000억원), 담보처분에 따른 회수(5조8,000억원), 여신정상화(5조원), 매각(4조1,00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ㆍ3조8,000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금감원은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지난해 신규 부실 발생 규모가 30조7,000억원으로 지난 2007년(12조원)이나 2008년(20조9,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으나 은행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로 부실채권 비율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해 은행자산 건전화를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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