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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인가 이용인가/유종근 전북지사(로터리)

내가 외자유치의 현실적인 방법으로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한 학생이 『왜 외국자본에 의존하려느냐』며 『우리 경제가 선진 다국적 기업들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지 않겠는가』하고 우려했다.나는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이에 의존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 격언에 소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컵이 반이나 비어있다고 말하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컵이 반이나 차 있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외자유치가 대외의존도를 높인다고 걱정하는 것은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이다. 자기자본만으로 사업하는 사람들은 구멍가게 밖에 못한다. 뿐만 아니라 거액의 은행 빚을 얻어 쓴 기업들이 은행에 예속되었다는 말은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제발전에 필요한 재원을 국내에서 확보할 수 없을 경우에는 외부로부터 조달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본동원을 위해 외자도입에 크게 의존했다. 그러나 3공 이래 우리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는 경제주권의 잠식을 초래한다는 그릇된 생각으로, 아니면 차관은 권력있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요리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보다 차관도입이 선호됐다. 반면 대만이나 싱가포르는 차관보다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중점을 두었다. 요즈음엔 선진국들이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우리보다 더 적극적이다. 연초에 워싱턴 포스트가 「신대영제국은 한국의 것」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영국에는 수 많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해 많은 영국인들이 이들 때문에 밥벌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경제주권의 잠식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전북도청 공무원들에게 『세계는 지금 경제적으로 국경이 무의미해져가고 있는데 아직도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들어오겠다는 외국 기업도 문전박대하는 일이 있으면 절대로 안된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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