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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사실상 경영공백
입력2002-03-12 00:00:00
수정
2002.03.12 00:00:00
차기행장 내달말께나 선임… 노조, 낙하산인사 반대투쟁
김경림 행장의 돌연한 퇴진 결정과 함께 외환은행이 사실상의 경영공백 상태에 빠졌다.
은행장은 경영에 손을 놓았고 임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다.직원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에 들어가는 등 은행 안팎이 혼란스럽다.
이 같은 상황은 차기 행장이 선임될 때 까지 최소한 한달 반 가량 지속될 수 밖에 없으며, 관변 인사로 행장이 결정된다면 노조와의 갈등과 내부 수습에 상당한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 경영정상화에 '찬물'
외환은행은 지난해 4년만에 흑자를 냈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기업 처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주가도 액면가 이상으로 뛰어 직원들 표정도 밝아졌다.
김 경림 행장의 돌연한 사의 표명은 이러한 순조로운 경영정상화 기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다.
우선 은행장 인선이 4월 말 임시 주총으로 미뤄지면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임원인사 역시 차기 행장 선임 이후로 미뤄졌다. 그때까지는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며, 결국 외환은행은 가장 중요한 경영정상화 시기를 허비하게 되는 셈이다.
◆ 조직에 깊은 상처
외환은행 노조는 12일 김 행장과의 면담을 통해 김 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지 말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저항은 못할 망정 순순히 물러나서 의장 자리를 챙긴다는 것은 직원들의 정서상 수용할 수 없다는 논리였고, 김 행장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든 외환은행 직원들은 다시 한번 상처를 입게 됐다. 김 행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정부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임기중인 은행장을 내몰았고, 외환은행 직원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해하고 있다.
◆ 내달 말 임시주총
외환은행은 12일 이사회에서 김영대 금융결제원 전 원장 등 5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주총 직후인 29일 이사회를 열어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4월말 임시주총까지 행장 대행체제로 갈지, 그 경우 누구를 선임할 지 등을 결정키로 했다.
성화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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