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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자동차 부품중기 글로벌시장 누빈다

배터리 제조설비 무진서비스… 세계시장 점유율 톱 3로 성장

차체 자동화 용접 우신시스템… 벤츠 등 1차 협력사 지위에

방진고무 주력 에나인더스트리… '수주 전 법인설립' 공격적 영업

지난 겨울 해외연수에 나선 무진서비스 직원들이 하와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진서비스

최근 급격한 엔저와 글로벌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토종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탁월한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누비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BMW와 볼보, GM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납품업체로 자리 잡은 중소기업들이 속속 등장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부품업계의 수출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일부 1차 협력업체들이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최근 2차 협력사에 해당하는 중소업체들의 남다른 활약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1988년에 설립된 무진서비스는 자동차 배터리 제조설비 분야에서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유수의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히든챔피언'이다. 임직원은 42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높은 20%에 육박한다. 30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역사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해당 분야 톱3 업체로 성장한 비결로는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1순위로 꼽힌다. 단적인 예로 무진서비스의 1인당 매출은 업계 평균의 2~3배에 달하는 7억원 수준으로, 이는 우수한 인적 자원이 탁월한 경영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육과 복지 제도도 남부럽지 않다. 매주 화요일을 임직원 학습의 날로 정해 대표를 포함한 전직원이 기술과 경영 교육을 받는다. 이외에도 별도의 설계 교육 등이 이뤄져 교육 투입 비용만 전체 매출의 1%를 차지할 정도다. 가족동반 해외연수도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전 직원이 하와이에 다녀와 업계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럽과 북미업체들을 상대하다 보니 기술적 우수성과 디자인 차별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 직원 교육과 연수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해외 고객사의 부주의로 문제가 생겨도 해결에 직접 나서는 '무한 서비스' 정신을 내재화한 것 또한 성공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차체 자동화 용접설비를 제조하는 우신시스템은 일찌감치 글로벌 기준에 맞는 과감한 사업 확장을 통해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벤츠와 BMW, 볼보, 지엠, 포드 등의 1차 협력사로서 지위를 다져 놓은 상태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협력업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엔지니어링과 설계, 제작, 시운전, 품질 모니터링 등의 전 과정을 단위 설비화해 턴키로 공급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패키지 납품력은 원가 절감과 수율 향상 등으로 이어졌고, 결국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우신시스템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와 다르게 전체 프로세스 중 일부만 외주를 맡겨도 기술력이 없는 업체로 평가하기 쉽다"며 "인력 투입이 많은 턴키 방식을 고집하면서 국내 경쟁 업체에 비해 4배나 많은 약 22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설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방진용 고무와 플라스틱 부품, 이그니션 케이블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에나인더스트리는 본격적인 해외 주문에 앞서 해외 법인을 설립,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성공한 케이스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2차 협력업체의 지위에 머물러 있지만 해외에서는 당당히 1차 협력업체의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포드와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품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통상 3~4년이 걸리는데 국내 인력으로만 대응하다 보면 도중에 논의가 끊기는 경우가 잦았다"며 "경영상 적지 않은 부담은 됐지만 해외에 기술 전문 인력을 상시적으로 운영해 해외 고객사와 끊임없이 소통함으로써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었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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