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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2002 中企벤처] <1> 경기 양극화 가속
입력2002-12-23 00:00:00
수정
2002.1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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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2002 中企벤처]경기 양극화 가속
전통제조업 웃고 벤처 울고
올해 중소기업을 특징짓는 가장 큰 특징은 IMF 이후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전통 제조업이 약진한 반면, 정보통신ㆍ소프트웨어 등 IT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벤처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양극화 현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처럼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소비에 기초한 내수시장의 팽창과 거품 소멸 및 잇따른 비리로 인한 벤처기업의 위축이라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통제조 '최고의 해'
전통제조업은 올해 중소업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이중에서도 제지업과 휴대폰과 LCD 부품 등 전자관련 제품이나 부품은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구가하면서 올해 최고의 해를 맞았다.
제지의 경우 올해 거의 모든 업체들이 사상 최대의 매출액과 흑자폭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최대 20% 가량의 주식배당과 최대 300% 이상의 성과급 지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초까지만 하더라도 적자 속에 허덕이면서 긴축경영을 표방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휴대폰의 성장과 더불어 관련 부품업계도 수직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용 핵심부품인 칩LED 업체들의 실적호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서울반도체, 금호전기 등은 지난 3분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총매출액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고 연말에는 그 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LCD 부품 업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미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진 벤처업계
반면 지난해까지 국내산업을 선도해 왔던 IT 분야는 벤처에 대한 거품이 꺼지면서 DVR 등 극히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침체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미국경기의 침체와 잇따라 터진 벤처 관련 각종 비리사건, 벤처캐피털의 투자기피 확대 등의 악재는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자금난이라는 악조건을 불러왔다.
실제로 올해 코스닥 등록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올해 진입을 추진하던 기업이 무더기로 등록을 연기했고 이중 상당수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회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M&A 부티크 업체인 K사의 경우 올해 매도물량으로 등장한 신규 기업매물이 매달 15개 이상을 기록하는 등 상반기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경영 확대와 투자위축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기업들의 수익위주 경영이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IMF를 겪으면서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몸집 불리기 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의미다.
제지업체가 연초 모임에서 각사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설비증설과 같은 상호경쟁보다 경영혁신을 통한 수익경영에 주력키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일련의 조사에서 여실히 보여진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올해 3분기 제조업 평균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7.6%.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에 비하면 무려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부채비율도 130.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수익경영을 강화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내실경영은 곧 투자위축을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은행 조사에서 나타난 바에 의하면 제조업체들의 총 자산이 올해 3분기 현재 3.6%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형자산은 2.7% 감소했다.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 중심으로 타 기업에 대한 자금대여나 레저사업 등 현금성 장사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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