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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기, 아파트서 토지로?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강력한 아파트 투기규제가 시행되자 아파트와 상가로 몰렸던 투기자금이 토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는 원래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을 순환하며 바람을 일으키는 속성을 갖고 있지만 한군데서 잡히는 듯하면 다른 곳에서 고개를 드는 두더지잡기 식으로 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부동산 투기가 잡혀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그럴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식 보다는 부동산이라는 이른바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믿음이 완고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아파트 투기대책이 시행된 후 수도권의 아파트분양 청약은 미달사태가 속출하고, 분양된 것도 미계약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상가 오피스텔 역시 공급물량 과잉에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인해 분양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반면 수도권의 신도시 개발지역이나 충청권의 행정신도시 개발예상지역 등에선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택지지구 안에 있는 토지를 대상으로 투기조짐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으로 볼 때 서울 강남의 아파트분양이 저조하고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투기가 잡혔다고 하기 보단 잠복상태에 들어갔다는 것이 맞는 진단이라고 하겠다. 구실만 생기면 언제든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춰는 안 된다고 본다. 부동산 투기는 전문 투기꾼이 바람을 일으키고 일반 투자자가 부화뇌동하는 패턴으로 진행되는데 부화뇌동세력이 커지면 투기광풍이 된다. 토지 투기도 바람잡이 단계에서 기민하게 제어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이번 강남의 아파트 투기대책 중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그 점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은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토지투기가 택지지구내 토지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도 다른 토지에 비해 전매가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부동산 투기 대책은 전매제한과 같은 대중요법과 함께 금융ㆍ세제ㆍ규제개혁 등의 수단을 동원한 종합처방이 필요하다. 지금의 저금리 체제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금리를 올려서 저축을 유인할 여건이 안 된다면 세제로 우대하는 연금방식의 저축상품이라도 많이 개발해야 한다. 기업자금이 부동화 하지 않도록 투자여건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인세 인하, 외국기업에 대한 역차별 해소와 같은 세제ㆍ규제개혁 차원의 지원책이 아쉽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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