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의 매수차익잔고가 사상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 올해 마지막 선물옵션 만기일인 오는 12월14일 대규모의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지난 27일 현재 4조282억원에 달해 지난달 20일 3조원을 돌파한 지 한달도 채 안돼 사상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매수차익거래란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들이는 것으로 선물 만기가 되면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서 잔고를 청산하거나 다음 만기까지 이월(롤오버)을 해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이 다음달 14일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ㆍ옵션ㆍ개별주식옵션)를 전후해 청산될 것으로 예상하는 물량은 대략 1조원. 전체 매수차익잔고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현재 증시의 거래대금이 3조원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을 만한 물량이라는 분석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험상 만기일에 매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규모는 1조2,000억원 정도”라며 “현재 시장 체력으로는 1조원 정도의 매물을 소화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애널리스트는 또 “내년에는 차익거래에 가담하는 사모펀드가 과세대상이 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을 안고 롤오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2월 만기일 효과가 시장흐름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 배당수익률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무산으로 다소 높아진데다 내년 3월물이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등 청산보다는 롤오버를 유도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1조원가량의 물량 청산이 지수 하락을 유발해도 저가 메리트를 노린 현물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커 지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만기일 청산매물의 부담은 크지만 내년 증시의 상승기대가 높기 때문에 추세를 훼손시킬 만한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 차익거래는 650억원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비차익거래 매수세 유입으로 전체 프로그램 매매는 약 2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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