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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삼성 "금융도 글로벌 시장으로"

생명·화재 등 금융계열사<br>"고객만족이 제1의 가치"<br>'2020 블루프린트' 제시<br>체질개선으로 제2 도약


삼성그룹에서 금융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지 못했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전자 등 제조업보다 한참 떨어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항상 금융계열사의 수준에 내심 불편한 심경을 토로해왔다. 그 결과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해부터 대거 물갈이됐고 계열사별로 강도 높은 혁신과 경쟁력을 주문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드디어 '블루프린트(청사진)'를 내놓고 세계시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장의 한계를 보이는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체질개선을 선언한 것인데 삼성은 핵심을 '고객만족'에서 찾았다. 평범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답이 어디 있는지 찾은 셈이다.

삼성생명은 6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고객이익 중심의 글로벌 라이프 파트너'라는 비전 아래 오는 2020년 자산 500조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해 전세계 생명보험 업계 15위(자산 기준)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교롭게 이날 삼성화재도 지난 2월 초 취임한 김창수 사장의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 사장은 '고객에게 안심을 주는 리스트 솔루션 사업'이라는 기치 아래 "2020년 자산 100조원, 매출 34조원의 글로벌 초일류 손해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2020년 글로벌 톱10 로드맵을 제시했다.

삼성의 양대 금융계열사 모두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한복판에 '고객'을 둔 것이다. 고객중심 경영은 사실 새로운 가치는 아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지금까지의 고객중심 경영과 차원이 다른 개념을 제시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회사중심이 아닌 고객중심으로 모든 제도와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고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시점에서 경영철학과 임직원의 마인드를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정체기에 접어든 국내 보험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배어 있다.



삼성화재도 고객의 입장에서 보험업의 본질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김 사장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제1의 가치"라고 역설했다.

양사가 중장기 비전의 방향타를 고객에게 맞춘 배경에는 이제 보험업도 보장사업이나 금융 서비스에 머물지 말고 생활 서비스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나아가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국내시장에 머물러 있는 마인드와 체질을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으면 전세계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나설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컨설팅과 외부 컨설팅을 병행하는 삼성증권은 이르면 4월 미래 비전을 위한 보고서를 마련해 상반기 안에 중장기 전략을 담은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전자계열사의 뛰어난 실적과 대비되면서 고임금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비전 발표는 새로운 변신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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