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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00원으로 생활해도 매일 빚갚는단 생각에 행복”

`처음엔 제 주머니 속에 늘 3,000만원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젠 하루 3,000원으로 생활하면서 빚을 갚아 나갑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24일 개인워크아웃제도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통을 이겨낸 행복한 이야기`라는 주제의 수기를 공모한 결과 접수된 70여명 가운데 18명을 선정, 최우수상 50만원 등 총 160만원의 상금을 전달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은행, 카드 등 금융회사에 빚은 진 채무자를 대상으로 상환기간연장, 분할상환, 금리조정, 채무감면 등 채무를 재조정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동기 교육홍보팀 과장은 “신용불량자로써 감수해야 했던 고통, 빚을 갚으려던 노력, 신용회복지원이 확정된 후 변화한 생활 등 가슴 아픈 사연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경상북도 구미에 사는 김지혜(가명ㆍ20)씨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입사해 월급은 꼬박꼬박 부모님께 드리고 용돈을 타서 쓰는 성실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19살 미성년자이지만 회사를 믿고 카드를 만들어준다는 카드사 직원의 말만 듣고 카드를 발급 받은 뒤 카드와의 끈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오빠의 카드 빚을 갚기도 벅찬 부모님께 차마 사정을 얘기할 수 없었다. 한달 75만원의 월급중 55만원은 원금, 13만원은 이자를 갚으며 나머지 7만원으로 한 달을 생활하다 신용회복위원회를 찾게 됐다. 경상남도 양산시에 사는 곽성주(가명ㆍ24) 씨는 1년 6개월간 다단계사업을 하다 카드 빚에 몰렸다.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제품구입비와 생활비를 카드로 충당하다보니 빚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었고 독촉전화로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현재는 빚을 제로상태로 만드는 것이 삶의 `0순위` 목표다.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김미경(가명ㆍ35)씨는 신용불량 때문에 이혼했고 자녀와도 생이별을 했다. 카드빚을 지게 된 것은 생활고 때문. 무능한 남편은 고시공부네, 장사네 일만 벌이고 술만 마실 뿐 가정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회사생활에 학습지 교사, 옷장사, 치킨체인점, 음식점 아르바이트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위원회 방문 후 100일동안 하루 3,000원 이상을 쓰지 않기로 약속했고 이제 약속 날짜가 3일 남았다. 큰 돈이 들어갈 때는 어머니에게 미리 사게 한 뒤 하루 3,000원씩 갚는 방식으로 생활했고 어쩔 땐 일주일에 3,000원도 안 쓸 때도 있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 곳을 찾는 채무자들의 절반 이상은 도박이나 낭비가 아닌 `신용`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돈을 쓴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수기를 통해 위원회에 건의한 내용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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