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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잔치가 웬말/정경부 최창환(기자의 눈)

요즘 은행주총을 지켜보면 정말 은행처럼 좋은 직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국민들은 한보파문의 영향으로 은행부실화를 걱정하고 있는데 정작 은행 임원들은 승진잔치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은행원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한보에 수천억원을 털린 경영진들이 경쟁력강화를 명분으로 명예퇴직이다, 예금유치 캠페인이다 하며 직원들을 몰아세우고 있어 말단부터 중견간부까지는 고생이 말이 아니다. 잔치를 벌이고 있는 「그들」은 누구인가.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가게를 거덜낸 최고경영진들이다. 가게가 거덜난 것은 구속된 은행장의 책임일 뿐이다. 힘이 없어 시키는 대로 하거나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책임은 아니라며 은행장에, 전무에 한단계씩 승진한다. 힘겨루기에서 밀리면 잔뜩 만들어 놓은 계열사 사장 등으로 내려가 권토중래의 기회를 노린다. 주인없는 은행의 참주인은 은행장, 전무, 이사 등 최고 경영진이다. 그런데 이들은 경영부실의 모든 책임을 외압에 떠넘긴다. 그들은 외압을 이용해 승승장구하고 은행의 영원한 주인으로 즐길 권리만 남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무들이 후임행장으로 결정된 조흥은행과 서울은행이 그렇고 6월에 주총이 열릴 예정인 외환은행도 마찬가지다. 잔치판에 멍석을 깔아준 것은 누구인가. 바로 한국은행이다. 은행감독원은 한보관련대출에 대해 특검을 벌인뒤 임원들에게 주의적경고 주의촉구등 경미한 책임을 물어 임원들의 연쇄승진을 가능케 했다. 한국은행은 은행에 대한 감독책임을 다하지 못하고도 워낙 은행장이 많이 사고가 나 (연속3명) 내부승진을 이뤄내지 못한 제일은행에 은행장을 내려보내며 18년만에 시중은행장을 배출한 사실에 즐거워하고 있다. 잔치판의 주연이 은행경영진들이고 무대감독이 한국은행이라면 총감독은 재정경제원이다. 자신이 연출한 잔치판을 구경하면서 배우들만 탓하고 있다. 재경원 출신 배우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재경원은 은행주인 찾아주기가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허용하자는 주장이므로 재벌의 은행지배에 따른 폐해는 상상할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것과 같은 역겨운 잔치판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이 주장의 진실성이 내몫 지키기로 의심받게 될 소지만 커진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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