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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아름다운 스포츠

金仁淑(소설가)간혹 아이에게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싶냐고 물었을때, 아이는 자신의 꿈을 말하다 말고 내게 다시 묻는다. 그런데 자기가 되고싶은 그 무엇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냐고. 어미로서는 그런 질문이 당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의 꿈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만큼이나 아이에게는 그 꿈이 얼마나 많은 돈이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묻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인 모양이다. 이런것을 세대차라고 하나. 세대에 뒤지지 않는 어미가 된다고 하는 대답이란 것이 고작, 어느것이든 열심히 하면 당연히 부자가 된다라는 것이다. 사는 일에 돈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는 대답은 어리석은 대답이 될거라는 생각과 함께,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그런 대답을 전혀 믿지 않을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내 대답이란 것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은 옳지도 않거니와 아이가 내 대답을 완전히 믿어줄지도 의문이다. 요즘 아시안게임 중계를 열심히 시청하면서 만일 내 아이가 스포츠선수가 되고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을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스포츠선수라는 것이 돈이 되는 일인지 아닌지를 나는 잘 알지 못하겠다는 소리다. 물론 몇몇의 유명 스포츠선수는 그야말로 돈방석의 주인이 되기도하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박찬호나 박세리같은 프로선수들에게 환호하는 이면에는 그들이 벌어들이는 연봉이나 상금의 천문학적인 숫자에 대한 매료도 있을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데서 메달을 따게 되면 그로 인한 금전적인 보상도 꽤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는 늘 최고가 아니면 안된다는 전제가 따르게 되어 있다. 최고가 아닌 한, 그들이 훈련과정에 쏟아부은 가난이 그들에게 주어지는 모든 대가가 될지도 모른다. 얘기가 좀 다르기는 하지만, 단 한번도 관심이 주어지지 않았던 비인기종목들에서 메달이 나오는 것을 볼때 메스콤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도 순간적이나마 대단한 감동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순결한 스포츠정신이란 게 있다면 아마 그들에게서 가장 빛나는 것일 것 같다. 그들에게라면 당신들은 부자가 되고싶어 운동을 했나, 라고 물을 수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아마 그들에게는 그것이 주어진 꿈이고, 선택할 수 없는 미래와 희망의 전부였을 것이다. 돈 얘기를 빼놓고는 일상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시대에, 내 아이가 그들에게서 돈으로 환산되기 이전의 꿈과 희망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일 것인가. IMF시대에도 스포츠가 아름다운 이유는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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