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농산물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농산물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 가뭄이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농산물 관련주와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콩-파생]의 연초 후 수익률은 42.79%에 달한다. 또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농산물-파생]도 같은 기간 27.99%의 수익을 올리고 있고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농산물-파생]C-I 역시 24.23%의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농산물 관련 펀드들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19.16%로 일반주식형 펀드 수익률(-2.92%)을 크게 웃돈다.
농산물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강세다.
유기질 비료 전문업체 효성오앤비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2.41%(190원) 오른 8,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17% 이상 올랐다. 경농계열 비료 제조기업 조비 역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13%(150원) 오른 1만3,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달 들어 10% 이상 강세를 보였다.
농산물펀드와 농산물 관련 업체들의 최근 강세는 세계적인 가뭄으로 연일 치솟는 국제 농산물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부셀당 8.16달러로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7월에만 22.6%나 올랐다. 8월 인도분 대두 가격은 역시 이달 들어 16% 이상 치솟고 있고 밀 가격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50% 넘는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서부 가뭄의 상황으로 당분간 국제 농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은 지난 1934년 이후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밀과 옥수수 공급이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글로벌 자금이 원자재에서 가격 상승 모멘텀이 있는 농산물로 이동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뭄의 영향으로 미국의 옥수수 재고 물량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전세계 옥수수 공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미국의 수출물량이 급감하고 있어 당분간 국제 옥수수가격의 강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가뭄이 미국 전역으로 확신되고 있어 밀과 옥수수 등의 공급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농산물 시장에 글로벌 투기세력도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농산물 관련 상품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농산물 가격이 기후조건에 따라 급격히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남반구에서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밀이나 옥수수 등의 경작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추가적인 공급이 나올 수 있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농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농산물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는 펀드멘털에 근거를 둔 장기적 접근이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단기 수급 관점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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