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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전/선진국 금융기관] 뉴욕 FRB
입력1999-09-16 00:00:00
수정
1999.09.16 00:00:00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모퉁이를 돌아 몇발짝 걸으면 석조건물의 뉴욕 FRB가 나타난다. 미국 중앙은행은 수도 워싱턴에 본부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두고, 미국 전역을 12개로 쪼개 지방 연방준비은행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뉴욕 FRB 총재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다음의 2인자이며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상시 멤버로, 세계 금융중심지인 월가의 은행들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뉴욕 FRB의 역할은 금융기관 감독 외환시장 개입 부실은행 처리 등을 지휘한다. 97년 12월 한국의 해외 단기차관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는데, 실무작업을 한 곳도 이곳이다. 당시 뉴욕 FRB는 시티·체이스 맨해튼·JP 모건 등 미국 은행은 물론 일본 및 유럽 등 전세계 은행들을 설득하는 영향력을 행사했다. 워싱턴 본부가 금리조정 등 총괄적인 금융정책을 맡는다면, 뉴욕 FRB는 미국 중앙은행의 손과 발이 되어 실무를 총괄한다.
뉴욕 FRB 빌딩 10층에는 돔 양식의 거대한 트레이딩 룸이 있다. 이곳 요원들은 매일 금융시장 상황을 체크하고, 외국의 재무부 책임자들과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점검한다. 이곳은 미국 중앙은행과 월가의 상황실 역할을 한다.
월가 사람들은 뉴욕 FRB 트레이딩 룸의 움직임에 늘 촉각을 세운다. 예컨데 지난해 8월 미화가 1달러당 147엔으로 뛰었을 때 뉴욕 FRB 요원들이 월가의 손꼽히는 외환 딜러들에게 전화를 걸어 『달러가 왜 뜁니까』라고 물어본다. 이들이 달러 강세의 이유를 모를리 없지만, 더 뛰면 개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넌지시 암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시장 개입을 한 것이다.
월가 은행들은 뉴욕 FRB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한다. 지난 87년 이른바 주가가 폭락한 「블랙 먼데이」 당시에 제럴드 코리건 당시 뉴욕 FRB 총재는 은행 회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증권회사에 돈을 풀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은행들이 돈을 풀자 주가는 회복됐고, 블랙 먼데이는 하루만에 종식됐다. 또 91년에도 코리건 총재는 살로먼 브러더스사의 채권시장 조작사건을 가만 두지 않았다. 그는 책임자의 사임을 강요했고, 존 굿프렌드와 그의 부하들은 마지못해 회사를 떠나야 했다. 미국식 관치금융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 FRB 지하에는 전세계 정부 금 보유량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만3,000 톤의 금괴가 보관돼 있다. 이 곳은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다이하드 3」의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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