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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주택분양원가 공개대상 민간부문 확대’방침(이하 분양원가공개 확대)에 대해 곧바로 관련 당내 위원회 신설 방침을 밝히며 후속조치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놓고 한나라당은 물론 우리당 내에서도 반대의견이 일고 있어 정책조율을 위한 거센 공방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29일 노 대통령의 방침에 대해 환영입장을 밝히며 후속대책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섰다. 김근태 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분양원가공개 확대에 대해 “당내 서민주거안정대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신속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한길 원내대표도 “대통령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확대의지를 환영한다”며 “(분양원가와 관련) 공개품목과 대상, 검증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후속대책 마련을 위해 우리당 정책위가 ▦민간건설사가 공개한 분양원가의 감시ㆍ감독체제 수립 ▦적정수준(분양원가 + 적정이윤) 이상의 주택 시세차익을 누구에게 어떻게 귀착시킬지에 대한 방안 마련 등을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주택공급 위축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다음달 10일 분양가 공개 범위에 대한 당론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영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집값을 잡기보다 공급을 위축시켜 일부의 시세차익만 보장할 뿐, 주택가격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일단 공공부문 (분양원가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다음 단계(민간분양주택의 분양원가공개)는 그 다음에 검토해야 한다”고 당의 입장을 밝혔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며칠 전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시했는데 노 대통령이 여론을 핑계로 느닷없이 입장을 뒤집었다”며 “또 다른 포퓰리즘(populism)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내 일각에서도 반대 의견이 일고 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의 한 우리당 의원은 “아파트 분양원가는 해당 건설사의 사업노하우가 담긴 사업기밀이나 마찬가지인데 공공분양 아파트도 아닌 민간분양 아파트까지 원가공개를 강제하는 것은 위헌 소지도 크거니와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의지를 위축시켜 오히려 주택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당의 또 다른 당직자는“노 대통령이 (분양원가 공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기로 했다면 당 지도부와 같이 논의해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어야 했다”며 당ㆍ청간 조율 없는 노 대통령의 깜짝 발언에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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