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과거 재벌회장의 구명 운동을 벌여 지탄을 받았던 브이소사이어티라는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황 내정자는 공고 출신의 벤처 1세대 기업가로 중소기업청 역사상 첫 CEO출신 청장이라는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가 2003년 분식회계 등으로 구속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대기업과의 첨예한 이해갈등을 겪는 중소기업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게 적합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브이소사이어티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과거 ‘최 회장 구하기’를 했다고 문제가 됐던 바로 그 재계 이너써클이다. 브이소사이어티는 대기업 오너 2~3세와 벤처기업인들이 모여 2000년대 초반 자본금 42억원으로 출범했다. 최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준 경방 사장 등 대기업 오너 11명과 안 전 교수,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변대규 휴맥스 등 벤처사업가 10명이 각 2억원씩을 내서 만들었다. 2003년 이후 크게 위축됐지만 브이소사이어티는 현존하는 회사다.
아울러 황 내정자가 관료 경험이 전혀 없는 점도 약점으로 보인다. 중기 정책은 거의 전 정부부처에 걸쳐 업무조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골목상권 등 자영업까지 포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황 내정자가 경영해온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들어 경영부실이 심각한 상황이다. 황 내정자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벤처 신화의 주역이란 이유로 중기청장에 낙점이 됐지만 정작 한때 4,000억원이 넘던 매출이 지난해 768억원으로 쪼그라들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태양광 산업의 부진으로 매출액이 74.7%나 줄고 1,1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는 등 위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과 관련, 향후 정책자금 지원 등 특혜 시비가 일어나는 걸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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