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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생존고삐' 조인다
입력2002-07-16 00:00:00
수정
2002.07.16 00:00:00
美위기론등 여건 악화에 내실경영 악화미국발(發) 세계경제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재계가 '생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내실경영을 통한 경쟁력 확보는 물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월드컵 이후 흐트러진 근무기강을 바로잡고, 미국 회계부정사건을 거울삼아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긴장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 세계경기 침체 ▲ 환율하락 등 수출ㆍ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기업 내실 강화와 임직원들의 정신 재무장에 나섰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400억원의 부채를 줄인 데 이어 올해 약 1,000억원을 더 갚아 부채비율을 150% 아래로 떨어뜨릴 계획으로 불요불급한 부동산을 계속 처분하고 있다. 또 중국 스펀덱스ㆍ타이어코드 등 전략투자만 유지하고 국내투자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중공업계도 최근 발주시장 위축, 환율하락 등 부정적인 시장여건이 지속되자 에너지 및 기자재절감운동과 함께 물류비 절감방안을 총동원하고 있다.
석태수 대한항공 기획경영실 팀장(상무)은 "우리는 환율하락으로 수혜를 입는 쪽"이라며 "그러나 절대 낙관적 상황이 아닌 만큼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그렇다고 극단적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마른 수건을 또 짜는 수밖에 없다"는 말로 최근의 경영위기감을 전달했다.
내실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임직원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근무기강 다잡기도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등장했다.
삼성은 지난 5월부터 그룹 차원의 금연ㆍ절주운동에 이어 우수인재 확보 및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임직원들의 경쟁력을 유도하는 동기부여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또 수시 보안감사를 통해 직원들의 보안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인터넷 해킹을 통한 정보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컴퓨터 보안감사도 철저히 실행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금연ㆍ절주운동을 통해 임직원 개개인의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매우 건강해졌다"며 "특히 그룹 차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인재 확보에 주력하자 임직원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최근 본사 사무실 출입을 이중으로 강화했다. 기업의 정보보안을 강화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직원들의 근무자세를 다잡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원화강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자 정몽구 회장이 휴일에도 울산공장을 불시 방문하는 등 현장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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