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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녀들 "우리도 꼬박꼬박 월급 받아요"
입력2000-12-28 00:00:00
수정
2000.12.28 00:00:00
한영일 기자
윤락녀들 "우리도 꼬박꼬박 월급 받아요"
통장지불제 새풍속도 정착
최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속칭 '미아리 텍사스' 윤락녀들도 일반 회사원들처럼 통장으로 꼬박꼬박 월급을 받고있어 윤락가의 새 풍속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모습은 관할서인 서울 종암경찰서(서장 김강자)가 윤락녀들의 임금착취를 막기 위해 기존의 '당일 건당'식 임금 지불방식을 바꾸도록 함에 따라 미아리 텍사스 내에 보편적 제도로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28일 "포주들이 그날 그날 윤락녀들에게 현찰로 화대를 줄 경우 포주가 빼돌릴 우려도 있고, 윤락녀들이 금방 돈을 써 버리기 때문에 윤락가 업주들과 토론을 거쳐 통장 월급제를 도입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요즘 미아리 텍사스에 새로 들어오는 신참 윤락녀들은 출근 첫날 전입 신고처럼 의무적으로 통장을 실명으로 개설하고 있다.
경찰서 방범 지도계에서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며 통장으로 윤락녀들의 임금이 입금됐는지 아니면 포주 호주머니로 그냥 들어가 버렸는지를 체크하기 때문이다.
미아리 텍사스 주변 은행들도 예금 수신고가 덩달아 올라 재미를 보고 있다. P은행 미아지점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20∼30% 줄었지만 윤락녀 통장 임금지불제가 시행된 후 미아리 종업원 예금액이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주변 은행들은 윤락녀들의 월급을 예금으로 적극 유치하기 위해 미아리 텍사스통장 개설 전담직원을 두고, 신참 윤락녀들의 통장개설을 도와주고 돈을 거둬 통장에 대신 입금시켜주는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통장 월급 지급제 시행 후 미아리 텍사스에서 미성년자 윤락녀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대신 '알뜰 살림형'이 차츰 늘고 있다.
미아리 텍사스 경력 1년의 지방출신 김모(25)양은 "아가씨들이 매달 꼬박꼬박 통장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저금을 많이 하고 있다"며 "나도 매월 상당액을 저금해 서울의 대학에 다니는 동생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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